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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오우택 작가 (송산면 유곡리)
붓 대신 카메라를 들다

미술학도의 꿈은 생계로 멀어져
독특한 구도와 색감 선보여
“당진의 사라져가는 것들 기록하고파”
박경미l승인2019.01.10 18:56l(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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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오우택 작가는 학창 시절을 서울에서 보냈다. 서울에서 초·중학교를 다닌 그는 화가의 꿈을 가지고 예고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면서 그만의 색감과 구도를 인정받기도 했다고.

군 제대 후 그는 풍운의 뜻을 품고 동양화를 전공했던 친구와 함께 미술학원을 차렸다. 하지만 학원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2년 만에 운영을 접어야만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까지 쓰러지면서 미술과는 먼 생활을 해야만 했다.

아버지를 잃은 그는 가업인 농산물 중개업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예술을 공부하던 그가 빠르게 셈을 해야 하고 정확한 숫자개념이 필요한 장사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장사를 접고 다시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그러다 발길이 닿은 곳이 경기도 안성이었다. 그는 학교급식에 식재료를 공급했던 안성마춤농협에서 5년간 일했다. 이렇게 생활이 안정되는 듯했으나 하늘도 무심하게 2013년 그는 다시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카메라 흥미 느껴 동호회 가입

먹고 살 길이 막막하던 때 접한 것이 카메라다. 오 작가는 “어느 날 한복 입은 어떤 사람이 소로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근래에 보기 드문 풍경이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알고 봤더니 촬영을 위해 연출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습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쭉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는 나 또한 사진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중고 카메라를 하나 사게 됐다”고 덧붙였다.

카메라를 마련한 그는 주로 산을 찍었다. 처음 카메라의 렌즈에 담았던 게 서울의 북악산이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찍어가며 점점 카메라에 흥미를 붙이게 된 그는 사진동호회 인터넷 카페까지 가입했다. 오 작가는 6개월간 동호회를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당시 한 달에 기름값 150만 원, 톨게이트비 50만 원을 넘게 쓰는 등 사진에 열정을 다했다고.

그러다 당진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던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동창의 권유와 먹고 살 길을 찾고자 했던 오 작가는 2013년 11월 당진으로 내려왔다. 낯선 지역에 적응하고 바쁜 일상으로 인해 카메라는 손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가장으로서 가정을 책임져야 했다”며 “1년 간은 집에 카메라가 있는 줄도 모른 채 일에 빠져 살았다”고 말했다.

렌즈에 당진을 담다

3년이 흐르자 그에게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잊고 있던 카메라도 생각났다. 카메라를 든 오 작가는 렌즈에 바다를 담기 시작했다. 내륙지방인 안성과 달리 당진은 바다를 접하고 있었다. 한동안 한진포구, 마섬포구, 성구미, 삽교호 등 지역의 해안 모습을 찍었고 점차 당진 곳곳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물안개 핀 삼봉저수지, 노을 진 대호지의 들녘, 연꽃이 지고 난 후 남은 연밥. 그는 세심한 관찰력으로 당진 곳곳의 일상을 바라봤고 렌즈에 그 모습을 담았다.

오 작가의 사진은 사람을 붙드는 무언가가 있다. 가만히 눈길을 멈추게 하고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그는 “연꽃을 찍는다면 꽃이 만개한 모습을 찍기보다는 꽃이 지고 이슬을 맞아 애잔함이 묻어난 사진을 찍는다”며 “내 사진에는 화려하거나 강한 맛은 없지만 잔잔함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의 미술적 영감은 사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미술적 영감은 사진 찍는데 있어 구도에 많은 영향을 줬어요. 피사체를 어떤 앵글로 포커스를 맞출까 고민을 많이 하죠. 저는 구도와 색감에 있어서는 자신 있어요. 체계적으로 사진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신 있죠. 나만의 감각이 있다고 생각해요.”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에서 개인전 개최

오 작가는 찍은 사진들을 페이스북에 올려 사람들과 소통했고 그의 감각적인 사진을 본 많은 사람들은 그의 작품에 매료됐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11월 첫 사진 전시를 서울의 신촌 아트레온 갤러리에서 개최했다.

물론 전시를 두고 그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문 사진작가도 아닌데다 경력도 없으니 고민과 걱정이 많았단다. 하지만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김회영 관장의 응원과 주변 사람들의 격려에 힘입어 그는 전시에 참여했다. 두 명의 작가와 함께 했던 3인전은 많은 사람들의 성원 속에 한 달 간 전시를 연장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지금 당진에서도 만날 수 있다. 지난 5일부터 이달 말까지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구 면천우체국 청사)에서 오 작가의 사진 개인전이 진행된다. 한지로 프린팅 된 그의 사진들이 독특한 매력을 뽐내며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기록이에요. 간척지, 바다, 짚가리 등 점점 사라지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어요. 또한 한지 페인팅 작업을 계속 병행할 계획입니다. ”


>>오우택 사진작가는
· 1966년 충남 아산 출생
· 예고 졸업 (서양화 전공)
· 신촌 아트레온 갤러리 <觀照> 3인전
· 현재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에서
    <오우택 개인전-한지에 담다> 전시 중

>>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 주소 : 면천면 동문1길 21
              (구 면천우체국 청사)
· 문의 : 010-4245-9989

 


박경미  pkm9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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