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제목 : 너에게 빠지다
나에게 사진은 담고자 하는 대상의 모양이나 색깔, 성질을 설명하거나 꾸며주는 영혼을 찾는 것이다. 그것은 명사의 옷 속에서 잠든 형용사를 깨우는 여정이고 고름을 풀어내는 행위다. 사진기는 그렇게 찾아낸 형용사들을 게으른 기억같이 뒹굴거리며 놀 수 있도록 보관해주는 나만의 보물 같은 방이다.
해질녘, 게으른 기억이 눈치채지 못한 일상들이 버릇처럼 이뤄지고 그렇게 쌓여간 행복한 추억이 일생이 될 수 있으면 나는 사진기를 어깨에 메는 버릇을 후회하지 않는 삶으로 여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