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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편명희 (주)사람 대표/전 당진시의원
사회적 기업,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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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이름조차 생소하고 뭔지도 잘 모르면서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소중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매료되어 열정과 사명감 하나로 뛰어든 지 10년이 되었다.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루비콘 제과  CEO인 릭 오브리의 말이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영리, 비영리 조직이다. 영리기업이 주주나 소유주를 위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 기업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10년 전, 외국에서 시집 온 결혼이민자들의 생활 안정과 정착을 돕기 위해 무턱대고 사회적 기업 ㈜사람을 설립하였고 당진지역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 1호가 되었다. 돈 버는 일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혼이민자들과 취약계층에게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은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과 관계기관의 격려로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어 올 수 있었다.

몇 해 전 참석했던 사회적 기업 워크샵에 부산에서 온 어느 분이 “사회적 기업을 하시는 분들은 전생에 빚을 많이 져, 이생에서 빚 갚느라 고생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이렇듯 초창기 사회적 기업 생태는 지금보다 더 열악해서 사회적 기업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이런 자조 섞인 말로 표현됐다.

사회적 기업 ㈜사람도 3년 간의 인건비 지원이 끝나고 회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구조 조정도, 긴축 운영도 했지만 어려움은 가중돼 갔다. 섣불리 남을 돕는다고 겁 없이 시작한 것이 후회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폐업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돕는 손길과 참여자들의 열정 덕분이었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여 취약계층의 고용 및 사회 서비스제공을 확대하고자 2018년 11월 9일 국무회의에서 사회적 기업 진입요건을 완화하는 개정령 안을 의결하였다.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더 많은 사회적기업의 설립되기를 바라지만 정부지원이 끊어진 후 사실상 기업 활동 지속이 어려운 사회적 기업이 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선,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참여자들 대부분이 취약계층이기 때문에 기업 생산성 측면에서 시장과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극히 저조하다. 국비를 낭비하고 있는 기업이 아닌 복지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일반기업에서 기피하는 고령자나 취약계층이 몸담고 살아 갈 수 있는 곳이 사회적 기업이다.

둘째 사회적 기업가들의 열정과 사명감을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어렵다면서 왜 이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돈을 벌어 사회에 기여해야만 살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셋째, 지속 발전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구매와 수의계약을 법에서 정하고 있지만 취약계층이 생산한 제품이 경쟁력을 가지기는 어렵다. 정부지원이 끊긴 후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사회적 기업에 자신의 삶을 담아 놓고 잘 되기 바라며 있는 힘을 다 한다. 그들의 삶을 보듬어 안고 어렵지만 함께 가려는 사람들이 있는 곳, 사회적 기업. 거창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하지만 험지로 몰리는 한 사람의 손을 마주 잡아 주는 따뜻한 기업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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