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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19.03.15 20:06
  • 호수 1248

■ 분석 | 제3회 당진전국연극제
작년 보조금 7천만 원 집행…올해는 3억 원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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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남아 반납해야 하지만 올 예산은 두 배 증가
열흘 공연에 연극 관람객 2734명
예산 절반이 인건비로 지출
작년 사업인데 올해 예산집행…당진시 “환수할 것”

▲ 제3회 당진전국연극제 공연 당시 다수의 객석들이 비어있다

제3회 전국연극제와 관련해, 전체 1억3000만 원의 예산 중 3000만 원을 사용하지 못해 반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는 3억 원의 예산이 편성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회계연도가 끝난 뒤인 올해 초 예산을 집행하거나, 4개월이 지나도록 아직도 정산을 마무리 하지 못하는 등 다수의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연극제 관련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한 단체 또는 행사를 지원하는 보조금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산을 다 사용하지 못하면 다음해 예산에도 영향을 받지만, 전국연극제 예산은 통상적인 관례를 벗어나 해마다 2~3배씩 보조금 지원이 커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해마다 2~3배씩 지원예산 증가
극단 당진(대표 류희만)은 당진전국연극제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2016년부터 전국연극제를 당진에서 개최하고 있다. 첫 해 자부담으로 행사를 개최한 이후 2017년에는 3000만 원의 당진시비를 지원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세 배가 넘는 1억 원(도비 5000만 원+시비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자부담까지 포함하면 1억3000만 원을 투입해 11월 9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전국연극제를 진행했다.

지난 행사에는 극단 당진을 비롯해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울산 △전남 광양 △충북 청주 △전북 전주 △강원 원주 등 10개 지역에서 10팀의 극단이 당진문예의전당 대·소공연장에서 하루 두 차례 공연했다. 이 행사에서는 심사를 통해 대상 1000만 원, 금상 500만 원, 은상 200만 원, 개인상(8명) 320만 원 등, 총 2020만 원을 시상금(자부담)으로 사용했다. 이밖에 각 극단에게 공연지원비로 200만 원씩 총 1800만 원(보조금)을 집행했다.
 
역할에 비해 인건비 과다 집행
1억 원의 지방비 보조금 가운데 7300만 원 가량을 사용한 극단 당진은 대부분 인건비로 예산을 지출했다. 우선 △총감독 △무대감독 △기획 △사무국장 인건비로 3개월 동안 200만 원씩 총 2400만 원이 지급됐으며, 조명보조 100만 원, 심사위원비 410만 원, 홍보대사 230만 원을 사용했다. 집행한 예산 7300만 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140만 원이 인건비로 들어간 것이다.

특히 매월 200만 원씩 3개월 동안 임금을 받은 당진전국연극제 집행위원회 총감독과 무대감독, 기획, 사무국장에 대한 인건비가 업무에 비해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연극제 과정을 지켜본 A씨는 “무대감독이 모든 공연의 무대를 기획하고 만든 게 아니라 참가한 극단이 각자 무대를 준비해오고, 무대감독은 연극제 현장에서 무대를 설치하고 철수하는 작업을 주로 했을 뿐”이라며 “3개월 동안 상근(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근무, 연극제 기간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면서 했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근로계약서에도 무대감독의 업무내용으로 ‘무대 관련 업무, 참가팀 무대 관련 전화응대 및 스텝회의 셋업, 철수’ 등으로 기재돼 있다.

극단 당진 류희만 대표는 “이들 역할의 전문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혀 과다한 예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보 관련 업무와 참가팀 환영식 및 의전을 담당하는 기획과 각종 서류준비 및 정산 등 단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장까지 전문성을 고려해 3개월 동안 각각 600만 원의 임금을 보조금으로 지급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자부담으로 집행한 진행요원 인건비 400만 원도 과다하다는 평가다. 무대설치 및 철거, 티켓배부 등을 도운 진행요원 2명은 연극제가 진행된 10일 동안 각각 200만 원씩 수당을 받았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임을 감안하면 24시간 동안 계속 근무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평균 객석점유율 절반도 못 미쳐
한편 1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행사에 관객은 적어 사업 실효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공연 티켓 판매 및 입장객 확인을 담당한 당진문화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열흘 간 열린 연극제를 관람한 관객은 연인원 304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극 공연이 없던 개·폐막식을 제외하면 연극을 관람한 관객은 2734명에 불과했다. 300석을 기준으로 평균 객석점유율은 45.5%로 나타나 공연장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일부 공연의 경우 76.7% 이상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공연도 있지만 총 20번의 연극 공연 중 객석점유율이 절반을 넘지 못한 공연은 12번이나 됐다.

사업은 작년에, 예산집행은 올해?
뿐만 아니라 당진전국연극제 집행위원회는 행사가 모두 끝난 뒤 회계연도가 지나서 예산을 집행하기도 하고, 식비에 술값이 일부 포함돼 있는 등 잘못 사용한 예산을 다시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극제는 지난해 11월 19일에 완료됐지만, 일부 식비는 11월말에 집행됐으며, 회계연도를 넘긴 올 1월이 돼서야 폐막공연비, 자료사진 촬영비, 홍보대사비, 숙박비, 진행요원 인건비 등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에 따르면 지방보조사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회계연도 내에 사업을 완료해야 하며, 사업비 또한 회계연도 말까지 집행하게 돼 있다. 자부담 비용 또한 보조금의 집행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산 후 사업평가도 없이 3억 편성
당진시에서도 이 같은 법률을 적용해 사업비 일부를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회계과에서는 “회계연도인 지난해 12월 말까지 사업비 집행과 정산이 끝났어야 한다”며 “1월에 사업비를 집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관광과에서도 “정산을 완료한 뒤 올해 집행된 사업비에 대해 회수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희만 대표는 “기간 내에 사업비를 결제한 줄 알았는데 결제가 안 됐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돼 집행이 늦어졌다”며 “당진시가 사업비를 회수해야 한다고 한다면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들조차 비판의 목소리 높여
한편 사업비 정산이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에는 전국연극제 예산 3억 원이 편성될 예정이다.

전국연극제 정산은 지난 1월 본지가 당진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정산내역을 요청한 뒤에야 정산서가 접수됐으며, 당진시는 아직도 정산서를 검토하고 있다. 정산이 완료된 뒤 사업비가 올바르게 집행됐는지, 사업실적과 실효성은 어땠는지 검증하고 다음 해 예산에 반영돼야 하지만, 정산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본예산에 제4회 전국연극제 보조금으로 도비 1억5000만 원이 이미 책정됐다.

같은 비율로 시비를 매칭해야 하는 만큼 당진시에서도 1차 추경예산으로 1억5000만 원의 예산을 올렸고, 그대로 통과시킬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 13일 진행된 당진시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와 검증 절차 없이 도비 사업이라는 이유로 전국연극제에 대한 시비 보조금 1억5000만 원이 의결됐다.

이를 두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사업비가 남아 반환해야 하고, 잘못 집행한 사례까지 발견됐는데, 어떻게 올해보다 더 많은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류희만 대표는 “몇 가지 집행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업비가 남은 것”이라며 “올해에는 연극 공연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체험부스, 야외무대 공연 등 종합축제를 계획하고 있어 예산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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