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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05.31 18:45
  • 호수 1259

[교육칼럼] 아이는 마을이 키우는 것
김효실 행복배움터 두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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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는 자녀를 어떻게 키울지가 늘 고민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 엄마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해도 엄마들의 고민은 늘 한결같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우느냐’, ‘우리 아이의 교육을 누구에게 맡기느냐’,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느냐’이다.

아이를 스펙 좋은 강사에게 맡기고 학원으로 돌리면서 1등만 하기를 바라는 엄마들은 이젠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아이의 성적보다 아이의 ‘행복’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스스로 재능과 진로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한발 물러나 응원을 해준다. 이런 부모들의 성숙한 자세와 사회적인 분위기가 민관학과 연계되면서 교육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이는 마을이 키운다”, “온 마을이 학교다”라는 말을 당진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귀가 아프게 들었을 것이다.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다. 

행복배움터 두레도 이런 과정에서 탄생했다. 공교육에서 얻기 힘든 다양한 체험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엄마의 욕심에서 시작한다. 스마트폰에 젖어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푸른 들판에서, 체험 공간에서, 역사 현장에서 놀게 할 수 있을까?’가 행복배움터 두레의 고민이다. 대부분의 마을교육공동체의 고민이기도 하다. 

2019년에 행복배움터 두레가 당진교육청의 민간위탁사업자로 선정되어 교육청의 폭넓은 지원을 받아 당진시 초·중·고 학생들의 재능계발, 진로체험 등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지역 생산물을 가공 판매하는 우강면에 있는 로컬푸드 체험장에서 초등학생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고추장을 비벼 만들고 작은 손으로 화전 반죽을 쪼물거린다. 햇살 속에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덩달아 흥이 난다. 유익하기만 하고 ‘재미’가 없으면 얼마나 지겨워하는지 알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끌기 위해 두레의 마을교사들이 많은 고민을 하였다.  

교실에 앉아 있는 것이 정말로 싫다는 한 고등학생도 바리스타 체험을 할 때는 눈빛이 초롱초롱 빛난다. 커피를 내리고, 허니 브레드를 굽고, 아이스크림을 만들면서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수줍음이 많은 학생이 청소년 도슨트 양성과정을 통해서 사람들 앞에 서고,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또한 진로까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하는데 어떻게 보람이 없을 수가 있겠는가! 

더 질 좋은 프로그램, 더 유익한 프로그램, 더 신나는 프로그램을 짜느라 괴로워하면서도 이 일이 즐겁기만 하다. 

행복배움터 두레를 운영하기 전, 출산과 육아로 인해 긴 시간을 엄마로서만 보냈다. 지금 돌이켜봐도 돈 주고도 못할 정말로 소중한 ‘커리어’이다.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고, 공교육에서 하기 힘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가 있다.

행복배움터 두레뿐만이 아니라 당진에는 역량 있는 마을교육공동체가 여럿 있다. 한 달에 두 번, 함께 모여 마을교육공동체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를 한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늘 당진교육청 교육혁신팀 장학사와 주무관이 모임에 나와 공동체의 의견을 직접 듣는다. 

단언컨대, 모두의 정성이 모여 이루어지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사업이니만큼 당진에 잘 정착되리라 믿는다. 결국 혜택은 당진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가니 흐뭇하고 뿌듯하다. 나중에 당진을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고 싶을 정도로 당진에 행복한 기억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내 아이 뿐만 아니라 ‘모두의 아이가 행복한 당진’이 될 때 비로소 ‘아이는 마을이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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