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고완수 시인이 시집 <낯익은 초면>을 출간했다.
1999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고 시인은 지역 문학회인 호수시문학회 회원으로, <큰시> 동인으로 활발하게 문학 활동을 해왔다.
시집 <낯익은 초면>은 고 시인의 세 번째 시집으로, 지난 2010년에 출간한 두 번째 시집에 이어 9년만이다. 이번 시집은 4부로 구성됐으며 44편의 시가 담겨있다.
한편 고 시인은 시집 <나는 자주 망설인다>, <누군가 나를 두드렸다>와 회고집 <나의 당문시절>을 출간했으며, <당진교육사>와 <당진문학 40년사> 집필에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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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초면
어제에서 날아 온 새가
오늘의 나를 찾아 왔다
어제를 지우며 찾아 온 새는
습관인양 오늘의 나뭇가지에 앉아
어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나는 행간까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제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새가
어제의 표정을 책장처럼 넘겼다
버릴 것 하나 없어 복잡한
어제의 표정은 온기가 남아 있어서
오늘의 나는 전혀 쓸쓸하지 않았다
오늘로 막 날아 온 새였기에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제의 표정을 다 보여준 새가
어제의 그림자를 꺼내 조금씩 쪼았다
그림자는 갓 구운 눈물 같아서
오늘의 나는 조금도 배고프지 않았다
씹을수록 딱딱한 신기루 같아서
어제의 나나 오늘의 새나
검은 혀나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