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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입력 2019.06.11 19:48
  • 호수 1260

[종교카럼] 자신을 낮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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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재 원당중앙감리교회 담임목사

2015년에 스웨덴의 차기 왕위 계승자인 빅토리아 왕세녀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바쁜 방문 일정 중에도 서울 국립재활원을 방문하여 소아물리치료실을 둘러보았습니다. 물론 재활원측과 그리고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의 부모의 동의를 얻고서 방문 및 취재를 한 것이었습니다.

왕세녀와 의료진 그리고 아이의 귀여운 표정이 담긴 사진 몇 장이 기사와 함께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그 사진을 들여다보면, 누군가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치마를 입어 불편했을 텐데도,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은 채 아이를 살피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허리만 구부리고도 아이를 바라 볼 수 있었지만 무릎을 꿇은 모습 속에서 아픈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가가고자 하는 진심이 담겨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왕세녀의 겸손함과 기품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무릎을 꿇는 것은 비굴한 것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낮추는 것은 겸손함의 표현이며 오히려 자신을 높이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3장 11~12절에서 예수님은, ‘돋보이고 싶으냐? 그러면 내려서서, 종이 되어라. 목에 너무 힘을 주면, 결국 숨이 턱에 차서 쓰러지고 만다. 그러나 너희가 너희 있는 모습 그대로를 기꺼이 인정하면, 너희 삶은 더욱 가치 있게 될 것이다.’(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자는 높아진다는 의미인데, 예수님 당시(當時), 서기관(書記官, secretary - 서기관은 주로 레위 지파에서 나왔으며 세습직이었다. 왕정 시대에는 국가 중요 문서를 기록하고 정리하며 보관하는 일을 하는 왕의 비서이다)들과 바리새인(Pharisee - 바리새인들은 자신들만이 신과 율법을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자부했다)들의 교만과 허영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겸손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성경(聖經)은 자신을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자는 오히려 높아진다고 여러 곳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낮춤’은 자학적인 자기 비하나 노예적인 봉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 자신을 자랑하며 내세우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낮은 자세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고(요한복음 13:4~7), 또한 가난하고 아픈 자들, 소외당하고 외로운 자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이런 모습이 바로 자신을 낮추고 이웃을 배려하는 자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높은 곳에 올라서고 싶고,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보기를 원합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 주변에는 지치고 힘들어 하는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외로워하는 자도 있고, 아픈 자들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다가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어떤 이웃입니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우리의 삶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둘러보고, 섬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지금이 우리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이웃에게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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