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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06.14 18:35
  • 호수 1261

[시론] 최장옥 석문우체국장
쓴 소리를 듣는 것이 개혁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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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통계에 의하면 주나라 초기에는(BC 770년경) 제후국이 무려 1,800개에 달했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는 170개 정도를 제후국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춘추시대 초기에 들어와서 24개국만이 살아남고, 전국시대에 와서 7개국이 남았다. 이토록 수많은 나라들이 강자존의 법칙에 의해 진시황이 최초로 중국통일을 이룩한 해가 기원전 221년이다.

사마천은 그 흥망성쇠의 원인을 찾고 이를 분석해 교훈을 얻고자 노력한 결과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제도개혁이었다. 즉,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었다. 여기서 필수는 기득권을 줄이거나 빼앗는 것인데 그 돈으로 군대를 양성하고 사회 기반시설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많은 혜택이 귀족이나 특권층에게 돌아가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골고루 나누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개혁에는 필사적인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인데 인재기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군주는 쓴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끊임없는 개혁에 성공한 나라는 살아남아 큰 국가로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국가는 사라졌다.

전국시대 최초로 개혁 군주로서의 이름을 길이 남긴 주인공이 위나라의 문후이다. 그는 50년 가까이 재위하면서 훌륭한 인재기용을 했는데 군사전문가 오기와 악양, 경제통 이회, 행정의 달인 서문표, 교육, 인문분야의 복자하, 전자방 등을 발탁해 전면적인 개혁정책을 실행했다. 주목할 점은 문후가 기용한 인재가운데 외국인 출신도 많았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다음으로 간신배를 멀리하고 바른말하는 충신을 가까이 둬야 한다는 점인데 당시 제나라는 산동반도에 위치한 큰 나라로 개혁정책 덕분에 300년이상을 강국으로 유지할 수 있었는데 위왕의 재위시 가장 신뢰하는 개혁의 인재이자 직언할 줄 알고 유머가 있는 재상으로 추기가 있었는데 미남이었다.

그는 아침 출근길마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잘난 용모에 스스로 감탄하곤 했는데 도성 북쪽에 사는 서공이 신경 쓰였다. 그는 아내에게 서공과 비교해 누가 더 미남이냐고 물었다. 아내는 “당연히 당신이 더 잘생겼지요”라고 답했다. 첩에도 물어도 같은 대답이었고, 자신을 찾아온 손님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자신의 집을 방문한 서공을 보니 아무리 봐도 자기보다 더 잘생긴 게 분명해 보였다. 추기는 이들이 왜 내가 더 잘생겼다고 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뒤 추기는 위왕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런 분석을 했는데, 아내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첩은 총애를 잃을까봐 겁이 나서, 손님은 바라는 바가 있어서 그런 대답했을 것이다. 지금 왕의 곁에도 이런 부류가 넘쳐나니 정작 바른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하자, 위왕은 크게 깨닫고 전국 백성에게 다음과 같은 선언을 했다.

첫째, 왕 앞에서 대놓고 충고하는 사람에게는 1등 상을 준다.
둘째, 글을 올려 왕의 잘못을 바로잡는 사람에게는 2등 상을 준다.
셋째, 사석에서라도 왕의 잘못을 지적하여 그 이야기가 왕에게 들리면 3등상을 준다.

그 후 1년 뒤, 위왕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이 완전히 사라졌다. 1년 동안 왕은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충실히 귀를 기울여 잘못을 철저히 바로잡은 덕분에 지적할 만한 잘못이 사라졌던 것이다. 추기와 위왕의 개혁으로 제나라는 전국시대 후기에 다시 한 번 크게 국력이 성장하게 됐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소야대로 개혁입법이 사문화될 위기에 놓여있고, 제1야당이 국회를 외면하고 밖에서만 맴도니 이러다가 집권 내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정과제 선순위로 삼고 있는 최소임금문제와 주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역효과의 우려 목소리가 크다. 점검을 통해 완급조절과 방향전환이 필요하다면 고집을 꺾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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