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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07.02 11:40
  • 호수 1263

‘자연·놀이·아이다움’ 되살리는 생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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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실 당진시청어린이집 원장/중부권생태공동체 당진사랑방 지역장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과 유아교육기관 실내에서 TV, 컴퓨터, 플라스틱 장난감과 함께 합니다. 아이들은 조기교육, 특기교육이라는 이름하에 지식과 정보, 문자와 숫자, 영어 등을 보다 일찍, 보다 많이, 보다 빨리, 학습하도록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마음껏 온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여유와 자유, 편안함과 따뜻함, 꿈과 상상을 멀리한 채 생활하기 때문에 몸, 마음, 정신이 건강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몸, 마음, 정신을 살리는 길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집안과 교실을 떠나 ‘밖으로, 밖으로’ 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진정 행복해지려면 온몸을 마음껏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오감으로 세상을 만나야 합니다. 자연은 아이들의 친구이자 선생님입니다.

어린이집 활동을 하다보면 유달리 아이들이 기다리고 즐거워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바깥놀이가자”라는 말에는 반드시 기쁨의 환호성을 터트립니다. 바깥놀이시간, 숲 체험활동에서의 아이들 반응은 ‘난대로 결대로’의 아이 본성을 따라 가다보면 ‘밖으로 밖으로’ 향하게 되어있음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미세먼지 알림판을 살피며 실외활동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먼저 챙기는 아이들에게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은 제가 다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작은 위험을 경험하고 작은 실수를 경험합니다. 그 경험을 발판 삼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값진 성공의 기쁨을 맛봅니다. 또 실수해도 다시 해낼 수 있고 다시 도전 해 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기르게 됩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 교실 문이 열리면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지는 시간. 이 시간은 당진시니어클럽에서 할머니 선생님들이 어린이집을 방문해 전래놀이 활동을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능숙하지 않은 실력의 할머니 선생님들이지만 아이들은 그런 할머니 선생님과의 옛 놀이시간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중부권생태공동체는 ‘아이들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잘 놀자! 잘 먹고 잘 싸자!’라는 어린이의 성장에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키고자 노력합니다. 이곳에 소속된 8개 기관 어린이집에서는 지난 1일 단오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교직원, 학부모, 아이들이 하나가 돼 전통놀이와 잊혀져가는 세시풍속을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오선만들기, 쑥향낭만들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수리취떡과 복쌈밥만들기, 전통놀이 등의 체험활동을 하며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기원을 해봤습니다. 단오행사에 참여한 8개 기관의 부모님과 아이들은 ‘덕석몰이’와 ‘남생아 놀아라’의 흥겨운 가락으로 하나가 돼 덩실덩실 춤을 추는 신명나는 시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부모와 함께 나무그늘아래에서 그림책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태교육은 유아교육기관에서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사회, 즉 가정에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진시가 주최하고 중부권생태공동체가 주관해 좋은부모교육이 4년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10회기로 구성되는 가운데, 올해는 5회기의 짧은 과정을 진행하게 돼 아쉬움이 있었지만 교육에 참여한 엄마, 아빠들은 말합니다.

아이에게 생태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고, 부모 자신도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대덕산으로 올라가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한 밧줄놀이 체험활동 시간에는 부모들이 협동하여 만든 밧줄에서 외줄타기도하고, 그네도 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부모들은 더욱 생태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절박하게 생태교육을 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연과 놀이, 아이다움을 되찾아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신명나는 시간은 자연과 공존하며 함께하는 시간, 옛 놀이가 있는 시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들에게 필요한 생태교육으로 자연과 놀이, 아이다움을 되살리고자 노력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기에 함께해 나아가야 합니다.

유아교육기관, 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아이다움을 찾아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절박한 요구에 부모들이 변하기 시작했고, 유아교육기관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지역사회도 시대적 요청과 흐름에 따라 변해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의식과 행동이 변하는 만큼 아이들은 행복할 것입니다.

사랑을 받은 아이는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납니다. 자연과 가까이 지낸 아이는 마음이 넓고 착한 사람으로 자랍니다. 신나게 놀아본 아이는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랍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나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되돌려주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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