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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07.02 11:41
  • 호수 1263

우리들의 고민, 생각 그리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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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호서고 YMCA 회장/호서고등학교 2학년

혹시 ‘적토성산’이라는 사자성어를 알고 계시나요? ‘작거나 적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되거나 많아짐’이라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입니다. 제가 많은 사자성어 중 이것을 고르게 된 이유는 딱 청소년들의 고민들에 비유하면 알맞을 것 같아서입니다.

‘공부만 하면 되는데 무슨 걱정이냐?’ 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는 자잘하다고 느껴지는 고민들이 모여 엄청나게 큰 고민이 생겨버렸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고민은 학업 스트레스입니다. 공부는 하고 있지만 원하는 만큼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것에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모두 다 1등급을 원하며 공부를 하고 있지만 모두 다 1등급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공부 또한 다른 예체능처럼 각자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달라서 얻을 수 있는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더 높은 등급을 원하고, 또 얻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저희는 많은 괴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음 고민은 친구관계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많은 학생들은 학원을 가야만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만큼 공부가 최우선이 되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불편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며 성숙해져야 하지만, 시간 단위로 나누어 가며 학원을 가야하는 현실 속에서는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친구와의 사이를 어떻게 형성하고, 개선하고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친구라는 이름 속에 있지만 외롭고 힘든 시간을 홀로 견뎌야 하는 슬픈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하는 가장 큰 고민은 자신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것입니다. 딱딱 정해져 있는 일정에 학원과 집을 번갈아가며 하루를 보내다 보니 오로지 공부를 위해서만 살아가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 지에 대해서 물어보면 많은 학생들이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꿈을 찾아 자신의 진로를 정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여러 고민들을 세 가지로 압축해 말씀 드렸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한 가지입니다. 저희들에게 저희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부 이외에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여러 상황을 겪고 해결하며 큰 사람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대기업에 취업을 하고 많은 월급을 받는 것만이 행복을 위한 길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부모님의 편에서 자녀들이 좀 더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절대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같은 생각, 느낌,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끌려가거나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면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를 것이 아니라 조리있게 표현해 자신의 소신을 갖고 주체적으로, 즐겁게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개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저희 지역에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 정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노는 공간이 꼭 아니더라도 그저 친구들과 모여서 공부를 하거나 수행평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모여서 과제를 하려고 하면 마땅하게 할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카페에 가서 하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는 학생들에게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작더라도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지금 고1과 고2와의 수능체제가 다르고 고2와 고3과의 교육과정이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과목을 공부할 때나 과목을 선택할 때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그 바뀐 교육과정에 대해 학생들이 이해하고 잘 공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은 어리고 부족하지만 저희도 노력하겠습니다. 저희들의 고민을 감싸 안아주면서 공감해주고,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준다면 더욱 더 힘을 내어 보내준 마음에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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