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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07.14 18:29
  • 호수 1265

[NGO 칼럼] 당진의 여성, 모이고 외치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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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당진어울림여성회 고문

당진은 여성들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인가? 당진어울림여성회가 당진여성 100인 토론회를 기획했던 첫 출발점은 지난 해 충청남도여성정책개발원이 발표한 ‘충남 15개 시·군 성평등 수준’ 연구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당진이 여성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인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되었고 당진여성들이 불편해하는 것은 무엇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전에 없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직접 발로 뛰면서 1000여명이 넘는 당진여성들을 만나 진지하게 고민을 듣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당진 여성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고 많은 문항에 정성껏 답을 주었을 뿐더러 의견란에 못 다한 이야기들을 가득 적어서 제출해주었다. 

1000여명이 참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당진의 성평등 지수가 낮은 주된 원인을 ‘안정적인 여성 일자리 부족’때문이라고 답해주었고 그 뒤를 ‘남성 우월적 지역 문화’로 꼽아주었다. 이는 당진시가 여성의 경제참가율이 50%가 채 되지 않는 등 충남 타 시군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고, 남성의 경제력에 의존해야하는 비율이 높다보니 남성 우월적 지역문화가 형성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설문조사에 답했던 여성들은 여성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여성 맞춤형 일자리 정책 개발과 아이 돌봄 정책 확대, 여성의 노동을 재능 기부나 봉사로 요구하는 분위기와 정책의 지양 등을 해결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러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당진시는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듣고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설문조사의 결과가 말해주는 주요한 내용은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주요건 중 하나인 환경문제였다. 여성들이 당진에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분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연일 터지는 현대제철 대기오염 문제로 인해 당진여성들은 생명권,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가 지속된다면 아무리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가족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정주여건으로 당진은 치명적인 약점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당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엄마와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당진을 만들기 위해 현대제철 대기오염 문제를 비롯한 여러 환경문제에 당진시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한다. 앞으로 기업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 요구를 비롯하여 관리감독권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실행해야 할 것이다.

당진시가 여성친화도시로 재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처음 들어 본다’ 등 잘 모른다는 응답이 72퍼센트 이상 나왔다. 이것은 당진시가 여성친화도시 사업에 과연 누구를 파트너로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특히 당진시는 여성들의 불만과 답답한 부분에 진정으로 귀 기울여 왔는지, 여성들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하여 정책화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을 갖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1000여명이 넘는 당진여성들의 설문을 통해서 의견을 모으고 100명이 모여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상상했던 토론회를 마치며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이제 당진의 여성 스스로가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요구를 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높으신 분들이 이야기했던 저출산 극복을 위해 결단을 해야 하는 그런 대상이나 도구가 아니라 여성의 세력화와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체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높으신 분들이 이야기했던 저출산 극복을 위해 결단을 해야하는 그런 대상이나 도구가 아니라 여성의 세력화와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체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당진시도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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