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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선물해 준 리마인드 웨딩

윤찬식l승인2019.08.13 18:09l(12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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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44년 송악읍 도원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고 있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했다. 지금도 당진 곳곳에서 공연과 축제가 열릴 때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무대 앞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무대뿐만 아니라 가족들 앉혀 놓고 거실에 있는 노래방 기계로 공연하기도 한다.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나의 옷장에는 빨간 재킷, 초록 셔츠, 노란 구두, 빨간 넥타이 등 원색 옷들로 가득하다. 이제는 자식들도 적응해 당진에서 구하기 힘든 원색 양말을 서울에서 구입해 보내주고, 손자들까지 노란 재킷을 선물할 정도다.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며 사는 것이 재밌고, 젊어지는 것 같아 좋다.

 

1. 태어나서 처음 찍은 가족사진
이 사진은 내가 중학교 다닐 때 찍은 가족사진이다. 나는 신평중학교 2회 졸업생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신평중은 인가받지 못한 시설이었다. 시설이 열악해 바닥에 포대자루를 깔고 수업을 들었다. 그 시기에 같은 동네에 살던 친척이 결혼했다. 결혼사진을 촬영하러 온 사진기사가 우리 가족사진도 함께 찍어줬다. 당시에는 사진기가 매우 귀했다. 이날 부모님이 가족사진을 찍는다고 가족을 불러 모았는데, 아무것도 몰라 어벙한 모습으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이 사진 덕분에 부모님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의미 있다. 그리고 사진기가 귀한 시절에 사진을 남겼다는 뿌듯함도 있다. 한편 이 사진을 찍은 뒤, 내 아래로 3명의 동생이 더 태어났다. 

2. 국일사진관에서 찍은 가족사진
아내(강사남)와 결혼하고 우리는 두 딸과 두 아들을 낳았다. 이 사진은 막내아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 찍은 사진이다. 그 때도 가족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했었는데, 인천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잠시 당진에 온 딸이 제안해서 국일사진관에서 가족 사진을 찍었다. 국일사진관은 신평에 위치한 오래된 사진관이다. 지금은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드라마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이 사진에서 가장 어린 막내아들이 벌써 43살이 됐다. 

3. 흥겨운 칠순잔치 날
이 사진은 2014년 칠순잔치 때 찍은 사진이다. 자식(미화·미현·성일·성훈)들이 삼삼오오 돈을 걷어서 준비한 잔치다. 생각해 보면 자식들은 어려서부터 부모를 잘 챙겼다. 가족사진 뿐만 아니라 환갑·칠순잔치도 자녀들이 마련해줬다. 또 여수에서 엑스포가 열렸을 때는 가족들이 모두 여행을 함께 가기도 했다. 아이들이 잘 자라줘 고맙다.


4. 빨간 넥타이 빼앗긴 날
이건 올해 촬영한 리마인드 웨딩사진이다. 딸들이 결혼 50주년을 맞이해 깜짝 선물로 준비해준 것이다. 나는 25세에, 아내는 21세에 결혼했다. 당시엔 웨딩사진은커녕 예식장도 귀해서 친정집에서 사모관대와 족두리를 쓰고 결혼식을 올렸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을 생각도 못했는데 자식들이 돈을 걷어서 리마인드 웨딩을 열어줬다. 나는 이때도 촬영장에 빨간 넥타이를 착용하고 갔다. 하지만 큰딸이 오늘만큼은 안 된다며 빨간 넥타이를 빼앗았다.

5. 가수 방실이와 함께
이 사진은 가수 방실이가 2006년 제12회 송악면민화합체육대회 축하공연을 왔을 때 찍은 것이다. 이 때 무대 밑에서 춤추는 나를 무대 위로 불러 같이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 참 즐거웠다. 하지만 축제가 끝나고 얼마 뒤 방실이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안타까웠다. 한편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경로당이나 봉사활동, 마을잔치 등에 찾아가 흥을 돋우는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공연을 하면서 사람들과 즐겁게 살고 싶다.

박신업 
-1944년 
  송악읍 도원리 출생
-송악읍 도원리 노인회장


윤찬식 인턴기자 ckstlr22@hanmail.net        


윤찬식  ckstlr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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