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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08.24 15:42
  • 호수 1270

[의정 칼럼] ‘당진형 미술은행’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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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

당진시의회에서는 지난 2019 본예산 심의에서 미술품구입비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당진시가 미술품을 구입할 때는 공익적인 활용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고 작가들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했다. 시의 예산은 공적인 필요에 따라 투입되어야 하므로 당진시 미술품의 구입 수준과 수량은 공익적 활용을 위한 것이어야 했다. 그럼에도 관례적으로 당진시는 작품을 구입하여서 적당한 곳에 게시를 하고 있었다.

이의 해결을 위한 ‘당진시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작품 구입 및 활용 방안 구축 포럼’에서 작가들과 전문가들은 ‘미술품 구입 및 활용에 관한 조례’제정을 통한 구입절차와 활용처를 정하고 이를 통해 미술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 자리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당진형 미술은행’을 제안하였다.

‘당진형 미술은행’은 당진시가 지역작가의 미술품을 관리위탁을 받아 보관하면서 당진시민, 정부기관, 민간기업에게 빌려주고 전시하게 하는 제도이다. 기존의 공공미술은행은 미술품을 구입하여 기관과 민간기관에 유료로 대여해주는 제도이다. ‘당진형 미술은행’은 미술작품을 구입하지 아니하고 관리위탁을 받아 대여 대행을 해준다. 즉 미술도서관이다.

이제 책은 공공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것이 되었고 도서관은 출판사의 가장 큰 고객이자 독서문화의 보급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미술품도 미술은행을 통해서 빌려 감상하는 것이고 미술은행은 문화향유 기회의 확대 기구로서 역할을 하여야 한다.

당진에 많은 기획전시가 있어도 미술품의 매매는 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당진 작가들은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없는 지경에 몰려있다. 독서가 습관이 되고 나서야 책의 소유 욕구가 생기는 것처럼 미술감상이 습관이 되고 나서야 작품 구입을 할 것이다. 즉 미술감상의 기회 확대만이 미술시장 활성화 대책이다.

‘당진형 미술은행’은 지역작가에게 직접적이고 공평한 지원책이다. 당진시가 수장고에 관리위탁 받은 작품을 보관하며 시민에게는 무상 임대 하면서 당진시가 임대비를 작가들에게 대납한다. 작가들은 당진시민의 선택에 의해 작품임대비를 받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업에게 작품을 임대하는 경우 연간 작품가의 10%를 받는다고 하니 이에 따르면 당진시는 사업을 통해 1점의 작품을 구입하는 예산으로 10명의 작가에게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다. 또 작가들이 각자 보관하고 있던 작품을 당진시가 좋은 조건의 수장고에서 안전하게 보관하는 지원책도 된다.

당진시민들의 대여 수요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으므로 공공기관이 주 대여자게 될 것이나 점차 수요는 넓어질 것이다. 만일 작품의 호수가 크거나, 예술성은 높으나 민간이 선호하지 않는 작품은 관공서나 기업에 임대할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다중시설의 미술품을 교체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할 수도 있다.

모쪼록 지역작가 작품을 시민들이 무상임대하고 그 임대료를 당진시가 작가들에게 대납해주는 ‘당진형 미술은행’이 실현되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미술작품을 일정기간 집에서 무상으로 감상하고, 작가들은 당진시로 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게 되길 바란다. 당진시는 시민에게 제공되는 문화적 서비스에 예산을 투입한 셈이다. 당진시의 예산은 시민들을 위해서 그리고 보다 많은 작가들을 위해서 쓰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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