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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 신순옥 소장이 추천하는 영화 <리벤지>
“성폭력,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에요”

영화 리벤지 속 보였던 현실의 ‘김부남 사건’
“성폭력, 성이 아닌 폭력으로 바라봐야 할 문제”
한수미l승인2019.09.02 11:02l(12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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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유부남 친구 세 명이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주인공 젠은 남자친구와 함께 휴가를 즐기기 위해 사막의 한 별장을 찾는다. 하지만 일찍 도착한 두 명의 친구들이 젠을 강간한다.
잔혹한 성폭행을 당한 젠은 공포 속에서 가해자들에게 “아내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한다. 그때부터 젠의 남자친구와 두 남성은 도망치는 젠을 쫓게 되고, 막다른 절벽에 서 있는 젠을 결국 벼랑 아래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구사일생으로 살게 된 젠은 유약하고 가녀린 피해자가 아닌 강인한 모습을 하고 세 남성을 복수하기 위해 쫓는다.

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 신순옥 소장은 우연히 TV에서 방영된 영화 <리벤지>를 보게 됐다. 16년 동안이나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만나왔지만 이 영화는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신 소장은 “성폭력 피해자였던 주인공이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복수하는 모습을 보고 성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생각났다”며 “무섭고 잔인한 영화지만 그만큼 피해자의 심리를 알 수 있는 영화”라며 추천했다.

이 내용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신 소장은 이 영화를 보며 김부남 사건을 떠올렸다고 한다. 1991년에 발생한 김부남 사건은 9세에 이웃집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가해자인 35세의 송백권은 “오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며 “말하면 너도 죽고 네 부모와 오빠도 다 죽는다”며 위협했다.

결국 두려움에 말하지 못한 김부남은 그때부터 이상행동을 보이며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고 친구와 대화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한 순간의 사건으로 평생을 불안하고 우울한 외톨이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연이은 결혼생활도 결국 파국으로 끝났다.

그 후 20년이 지나 김부남은 송백권을 찾았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결국 사과하지 않는 그를 살해했다. 이 사건은 성폭력 특별법 제정에 직접적인 영향이 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김부남 사건이 떠올랐어요.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이죠. 피해자는 그 한 순간으로도 평생 동안 트라우마를 갖게 돼요. 피해자들은 영화와 김부남 사건처럼 가해자를 죽이고 싶을 만큼 고통을 겪어요.”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이 2차 피해다. 피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까 두려워하고 “말하면 죽는다”는 협박도 빈번하다. 또한 아직도 성폭력을 ‘폭력’으로 보지 않고 ‘성’의 문제로 판단하며 “네가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녀서” 혹은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셔서”, “끝까지 왜 저항하지 않았냐” 등의 말로 피해자에게 책임 전가하기도 한다.

신 소장은 “피해자들도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한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선들 때문에 또 다시 피해자는 고통을 받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영화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인 주인공의 감정을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수미  d91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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