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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 입력 2019.09.24 10:14
  • 수정 2019.09.25 09:32
  • 호수 1273

학생들의 시선으로 담아낸 <그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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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고등학교 영화창작 동아리 ‘흰 바람벽’의 영화 제작
촬영부터 분장·소품·음향 등 학생 주도로 제작
지난 18일 첫 상영…유튜브 통해 공개 예정

심훈 “과연 그날이 올까요?”
최용신 “그럼요. 제게는 그날이 보입니다.”
심훈 “그날…. 그날이라.”

흰 바람벽의 영화 <그날이 오면> 中

호서고 영화 동아리 ‘흰 바람벽’이 지난 3개월 간 만들어 낸 영화 <그날이 오면>을 지난 18일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흰 바람벽은 호서고등학교(교장 이규용) 1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영화창작 동아리로, 이번 영화를 통해 당진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작가, 저널리스트였던 심훈 선생의 생애를 재조명했다. 

심훈 선생이 필경사에서 상록수를 집필하는 장면부터 독립만세운동을 외치던 순간, 그리고 투옥하며 어머니에게 편지를 써내려간 모습까지 모두 22분의 짧은 영화에 담아냈다.  

국어 교과 수행평가로 시작

처음은 심훈 선생의 소설 <상록수>에서 시작됐다. 과거에는 수록됐지만, 지금은 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소설 <상록수>가 1학년 국어 교과 수행평가로 제시됐다. 1학년 전체 학생이 <상록수>를 읽고 감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당진교육지원청 2019 당진행복교육지구사업 중 마을기반 교육과정운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화 제작이 추진됐다.

마을기반 교육과정운영 프로그램이란 마을의 교육 자원을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끌어 들여 재구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영화 <그날이 오면> 역시 당진 곳곳의 자원이 활용됐다. 

흰 바람벽은?

영화창작 동아리 ‘흰 바람벽’의 이름은 백석 시인의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따온 것이다. 백석 시인이 바라보는 흰 바람벽에는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그려진다. 백석 시인에게 ‘흰 바람벽’은 그리워하는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스크린인 셈이다.

여기에서 볼 때 동아리 이름을 지은 흰 바람벽은 구자경 지도교사의 손을 거쳐 시나리오가 완성되자 각각 필요에 맞는 역할을 모집했다. 배역은 물론 감독부터 조연출, 조명, 음향, 분장, 소품까지 모두 모집했다. 영화 디렉팅에 관심이 많은 박서연 학생은 감독을 지원해 맡기도 했다. 이렇게  16명의 학생과 구자경·이민경 지도교사, 최유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가 모였다. 

사전교육부터 실시

단순히 촬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들기 전 사전교육이 이뤄졌다. 당진시 소속의 이원복 문화해설사로부터 심훈 선생의 삶에 대해 강의를 듣고 배경지식을 쌓았다. 또 장소를 섭외하고 두 세 차례 답사했으며, 어떻게 촬영해 장면을 만들어 낼 지 논의하며 촬영을 이어갔다. 준비 끝에 무더웠던 7월과 8월을 거쳐 9월까지 촬영을 진행했다.

첫 촬영은 논산 선샤인랜드에서 진행된 만세운동 장면이었다. 심훈 선생이 만세운동을 부르짖고, 유관순 열사와 마주치는 장면이 삽입된 부분이다. 이외에도 심훈 선생이 글을 집필하고 당선 소식을 들었던 필경사와 <상록수> 채영신 역의 최용신 선생과 조우하는 우강평야,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의 소식을 들었던 면천의 책방 오래된 미래, 투옥된 익산 교도소세트장 등 당진을 넘어 전국 곳곳이 촬영지로 사용됐다. 

심훈 선생의 일대기 담겨

심훈 선생의 소설 <상록수>가 탄생하고 그가 자신의 글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독립의 열망, 그리고 36세의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 마지막까지 창작영화 <그날이 오면>에 모두 담겼다. 영화가 막을 내리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심훈 선생의 시 <그날이 오면>을 가사로 한 주제곡이 흐른다. 이 노래 역시 호서고 송준호 학생이 직접 녹음했다. 

한편 영화는 지난 18일 상영회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심훈상록문화제에서 매일 한 차례 씩 상영됐다. 이후 10월 9일에 열리는 충남도교육청 꿈민정음 한마당 개막식에 초대작으로 초청돼 상영할 예정이며, 11월에 열리는 당진교육지원청 수업축제에 상영된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한마디>

감독 박서연 학생 “저는 영화 디럭터를 꿈꾸고 있는데 이번 기회가 진로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카메라도 처음 만져 볼 수 있었고 영화의 모든 과정을 알 수 있었어요. 이번 영화 <그날이 오면> 제작이 정말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심훈 선생 役 최유준 학생 “주인공 역할이다 보니 외워야 할 대본이 많아 힘들겠구나 싶었어요. 하지만 심훈 선생이 이해되면서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었어요. 저는 래퍼를 꿈꾸고 있는데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심훈 선생을 깊이 있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구자경 지도교사 “무모한 도전인 줄 알았던 영화 제작이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길이 보이고 마지막 교도소 장면을 끝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영화를 통해 심훈 선생을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


이규용 교장 “당진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가 심훈 선생입니다. 그 심훈 선생을 이 지역의 학생들이 기리는 마음으로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이번 기회가 작가나 연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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