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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19.10.11 18:40
  • 호수 1276

[책소개] 신평면 신흥2리 이기용 씨가 추천하는
“책은 삶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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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선물해 준 법화경 읽으며 위암 극복
삽교호 앞 바다 보면서 책 읽고 글쓰기도

26년 전, 당시 50대 중반의 나이었던 이기용 씨는 위암을 진단받았다. 대학에 갓 입학한 자녀까지 있었던지라 3기에 달한 위암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그는 “위암이라는 말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말했다. 위를 절제하는 큰 수술이 이어졌고 고통이 따랐다. 그때 신평초등학교 동창인 신평양조장의 김용세 전 대표가 그에게 책을 건넸고, 그때부터 책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첫 책은 관세음보살 보문품이었다. 법화경 제25품인 관세음보살보문품을 필사하기 시작했다. 108번을 따라 쓰며 고통을 잊어갔다. 또 법화경까지 김용세 대표로부터 받아 하나씩 따라 쓰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그의 오랜 습관이다.

“아파하던 저에게 친구가 이 책들을 따라 써 보라며 줬어요. 그렇게 사경하다 보니 아픔과 고통, 괴로움이 잊히더라고요. 큰 힘이 됐죠. 지금도 틈만 나면 법화경을 따라써요. 구절구절 마다 세상이 담겨있는 명전이죠.”

신평면 신흥2리에서 태어난 그는 논농사와 과수원일로 바쁘게 보냈다. 틈이 나면 산악회를 통해 전국에 온갖 산을 다니곤 했지만 책을 읽을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사경을 하면서 책이 주는 깊이를 알게 됐고, 지금은 책을 읽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때로는 아내와 함께 삽교호로 나가 그늘 밑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책을 읽곤 한다고.

특히 세상의 이치를 논하거나 다가올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을 좋아한다는 이 씨는 오랜 명서 <명심보감>을 추천했다. 명심보감은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이 금언(金言), 명구(名句)를 모아 놓은 책이다. 그는 “명심보감은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 담겨 있다”며 “세상을 우러러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책을 읽다 보면 ‘사람의 존재는 구름의 한 조각’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삶이 깊어진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책은 삶의 지름길이 아닌가 싶어요. 조금이나마 앞을 내닫아 볼 수 있거든요.”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종종 글감이 있으면 써 내려가는 그는 최근 신평면주민자치위원회가 실시한 시 쓰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뭇잎을 인생에 비유하며 시를 쓰기도 했다. 그는 “우리의 삶과 닮은 나무의 잎을 보면서 시를 썼다”며 “시낭송 프로그램에 참여해 좋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늙은 나이에 특별한 바람이라는 게 있을까요. 작은 소망이라면 사는 날까지 온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기력이 다 하는 날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습니다.”

 

<읽은 이가 직접 쓴 구절>

언덕길

젊었을 때 언덕이라 여기지 않던 길
오늘은 왜 이리 언덕이 높으냐
한 발 한 발 옮겨 놓기 힘들다
사람 사는 과정은 수시로 바꿔가며
사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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