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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10.21 13:44
  • 호수 1277

[복지칼럼]최유호 당진시자원봉사센터장
사회적 신뢰 마일리지는 자원봉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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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부모와 자식 사이는 말할 것도 없다. 부부 사이의 믿음도 옅어져 이러다가는 공동체가 붕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사람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우려는 OECD 국가 중 노인자살률 1위, 이혼률 1위로,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스탠퍼드대 교수 저서 트러스트에서 언급한 대한민국 저신뢰 국가 등 수많은 부정적인 지표를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이들 지표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바로 신뢰다. 이 신뢰는 독립변수다. 신뢰수준에 따라 노인자살, 이혼 등 사회현상의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회적 자본이 잘 발달한 나라일수록 선진국이며 공동체 의식은 물론 사회적 연대와 협력이 잘 이뤄진다. 이 연대와 협력은 인간관계의 확장성을 담보한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신뢰로 대변되는 사회적 자본에 대한 개념을 이해해야만 한다.

신뢰로 대변되는 사회적 자본이란 무엇인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1990년대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와 미국 사회학자 제임스 콜만이 주창한 용어로, 사회 구성원이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하는 사회생활의 특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 자본의 핵심적인 구성요소는 사람과 사람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활성화하는 상호신뢰, 친사회적 규범, 협력적 네트워크를 들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조선 후기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연대 활동인 품앗이, 두레 등이 있었다. 이는 수도작 농업사회의 근간이 되었고, 주민 상호 간의 신뢰를 더욱 확장하는 이타적이면서도 이기적인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오늘날 전통적인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공동체의 연대의식 강화와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미풍양속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사회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단언컨대 자원봉사가 그와 같은 사회적 역할을 대행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이 사회에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라는 전제는 필요하다.

이 가치관에 따라 신체적 손상 등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신체적 능력 내에서 이타적 행동을 할 수 있게 촉진함으로써 자아존중감 확대는 물론 사회적 역할을 증대시키는 촉진자 역할을 자원봉사센터에서 수행해야 한다. 이는 그간의 사회복지 서비스가 갖는 구조적 문제, 즉 서비스 대상자와 공급자 사이에 발생하는 지위의 불평등성을 제거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이 문제는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한 인간에 대해 문제 중심이 아닌 존재가 가진 강점 중심의 사고전환이 전제되므로 대단히 중요하다.

또 한 가지 제안하자면, 이타적이고 공익적 활동의 촉진을 위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이다. 자원봉사 동기부여 방안이 다양하긴 하나, 현재 자원봉사자 및 활동률이 답보상태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자원봉사를 하면 시간당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현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자원봉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봉사활동을 불안한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인식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개연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심리적 위안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말했던가? 가장 이타적인 것이 가장 이기적이라고. 이 명제는 자원봉사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수긍을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명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바로 신뢰 사회를 구현해 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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