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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11.04 20:51
  • 호수 1279

[칼럼] 평정심(平靜心), 우리를 지켜내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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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권 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 분석원

올해 초 새해 나의 다짐은 평정심 되찾기였다. 지난해 신상의 부침(浮浸)이 컸기에 나의 마음과 머릿속은 늘 혼란스러웠다. 평정심을 잃게 하는 수만 가지 감정들이 내 정신과 육체를 온통 휘감고 있었다. 그로 인해서 나에게 평화, 행복, 여유, 관용, 사랑 등은 사라지고 공황, 충격, 실망, 분노 등으로 우울하고 위축되고 추락하는 무기력함에 빠지곤 했다.

몇 달이 지난 후 내가 찾은 희망이 평정심 되찾기였다. 평정심이란 감정의 기복이 없이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 외부의 어떤 자극에도 동요되지 않고 항상 평안한 감정을 유지하는 마음을 뜻한다.

내가 처한 상황에 위축되지 않고 강박감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이 나의 책임임을 깨닫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마음의 고요를 얻을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나의 내면을 다스려 마음의 동요 없이 평정심을 유지한다면 내 환경이나 기준이 바뀌어도 당황하거나 허둥대지 않고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앙의 깊이가 발목에도 미치지 못하고, 수양도 짧아서 내공이 약한 나는 다짐처럼 늘 평온한 태도와 상태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우연히 접한 토마스 호엔제라는 독일의 자기계발 분야 상담코치가 쓴 <평정심, 나를 지켜내는 힘>이란 책을 읽고 평정심이야말로 나를 평화롭고 행복하게 이끌기에 나를 지켜내는 힘이란 것을 깨달았다.

현재 비단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온 국민이 평정심을 잃은 채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살아가고 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틀린 사람으로 단정하고, 증오하고 규탄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결사적으로 행동에 옮긴다. 서초동에서, 광화문에서…. 주최 측 주장대로라면 수백만 명씩의 국민이 각자의 정치적 지향에 따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며 거리로 나선다. 바야흐로 총칼만 없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다양성 존중’이라는 민주국가 문화시민의 기본적인 덕목은 아예 뇌리에서 말끔하게 지우고 상대방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상상력까지 동원해 상황을 과장하며 평정심을 잃은 채 온 나라가 반쪽으로 쪼개져서 국민들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껴안고 살고 있다.
여러 개의 태풍에 휩쓸린 국민의 가슴에 큰 구멍이 뚫려도, 취업을 못 한 젊은이들이 오늘도 쪽방에서 절망하고 있어도, 월세도 내지 못하는 대다수 자영업자의 한숨과 눈물이 강을 이루어도, 누구 하나 이들에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주진 않고 오히려 이들을 계속 정쟁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당장 먹고 살길을 걱정해야 하는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무능력과 그들에 대한 불신을 넘어선 혐오감으로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서 분노하고 절규한다. 국민을 화합시키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선출한 정치지도자들이 오히려 나라를 반으로 쪼개고, 국민에게 절망과 불안만 심어주고 있다. 실낱같은 희망조차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오죽하면 ‘대충 살자’란 구호에 열광할까?

이젠 우리 모두 평정심을 회복하고 차분해질 때가 됐다. 우리 모두 평정심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평정심은 모든 일에 무관심하거나 무기력한 것이 아니고 나와 주변의 평화와 관용, 행복을 위해서 상황에 위축되지 않고 강박감도 없는 상태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고요를 얻는 것이다.

지금 우리 모두 평정의 주체가 자신이지만, 이 평정을 깨고 힘들게 사는 것도 우리 자신임을 명심하자. 오로지 평정심만이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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