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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6주년 특집기획] 당진청년을 만나다 2
최임호 당찬딸기 대표
농업에 대한 신념 하나로 택한 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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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떠나 농촌으로…당찬 청년농업인
“청년 참여할 수 있는 활동 많아졌으면”

“젊은이여, 농대로 가라”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로저스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은 서울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식량과 농경지 부족이 심해지면 농업의 중요성은 매우 커지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신문이나 TV에서는 농업이 블루오션이라말하고, 최근에는 농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2030세대가 생기기 시작했다. 순성면 아찬리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최임호 당찬딸기 대표도 농업의 미래를 보고 당진을 찾았다.

 

자유로운 영농생활

경기도 고양시에서 태어난 최임호(27세·순성면 아찬리) 씨는 고양시와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2017년 12월 아버지의 고향인 당진에서 영농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수도권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도시 청년이 딸기 농사를 짓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영어를 좋아해 영문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귀농을 꿈꿨던 아버지께서 농대 진학을 권유하셨고, 저도 농업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직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국농수산대학  과채학과에 진학했어요. 과채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대학시절 딸기와 수박, 멜론 생산농가에서 실습했고, 전남 담양에 위치한 토마토, 딸기, 멜론 농가에서 6개월, 이천에 위치한 쪽파, 시금치 농가에서 1년 간 농사일을 했어요. 저를 포함한 대중들이 딸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품목 중에서 딸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농사일을 해보니까 어때요? 적성에 맞는 거 같아요?

“네. 저는 자유롭게 일하는 게 좋아요. 농사를 지은 지 2년도 안 된 초보농부라 시행착오도 많지만요. 그리고 앞으로 10년 이상 바라봤을 때 농업의 전망이 좋다고 생각해요. 농부는 평생직장이기도 하고 기반을 잘 다져놓으면 성공할 확률도 높아요. 요즘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요. 저는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청년 농업인으로서 고민이 있다면?

“어떻게 농사로 제 삶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커요. 또한 농업인은 어떤 면에선 사업가와 비슷해요.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서 생활비, 적금, 투자 등 계획적인 돈 관리가 어려워요. 특히 저는 아직 농사 초기라 수입이 생기더라도 투자비용 때문에 지출이 더 많아요.”

 

안정적인 삶 추구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에게 20대 중반은 군 복무를 끝내고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다. 하지만 임호 씨는 다른 또래와는 달리 청년창업농으로서 어떻게 해야 안정적으로 영농생활을 일궈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래도 당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농업인들과 소통하며 영농활동을 하고 있다.


또래 농업인들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나눠요?

“청년농업인들이 만나면 농업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그렇지만은 않아요. 뭇 또래들처럼 연애나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누곤 해요.”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만났을 때, 친구들의 화두는 뭐예요?

“서울 친구들과의 주된 이야기 소재는 역시 취업이에요. 27살은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때잖아요. 취업 얘기가 다수에요. 그런데 저는 창업을 했고, 심지어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대화에 어울리기 힘들 때도 있어요.”

 

“지역에 따라 생각 차이 커”

그는 서울 청년과 당진 청년의 시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결혼에 대한 생각이 확연하게 차이 난다고. 임호 씨는 “20대 서울 친구들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반면 20대 당진 친구들은 결혼을 빨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살고 있는 여자친구들은 경력단절과 육아에 대한 우려로, 남자친구들은 결혼을 하려면 경제적인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해 결혼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반대로 당진 친구들은 결혼을 20대 초반에 하거나 늦어도 30대에 결혼해 가정이 생기면 더욱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그러면 임호 씨는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결혼을 하고 싶지만 현재 뚜렷한 계획은 없어요. 그런데 당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결혼했냐는 질문이에요. 요즘 누가 힘들게 농업인이랑 결혼하려고 하냐며 더 늦기 전에 빨리 장가를 가라고 해요. 주위에서 결혼을 빨리하라고 재촉하니, 결혼을 빨리 해야만 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요.”

 

주변 친구들 중 결혼한 친구들이 있어요?

“당진의 청년농업인들 중에는 아예 일찍 결혼하거나 아예 늦게, 30대 후반에 들어서서 결혼하거나 둘 중에 하나에요. 반대로 서울 친구들은 결혼 생각이 하나도 없대요. 취업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서울 친구들은 자리를 잡고 나서 결혼을 하겠다 하고, 당진 친구들은 결혼해서 자리를 잡으려 하더라고요. 신기하게 사는 곳에 따라, 직업에 따라 청년들이 결혼을 바라보는 시각이 천차만별이에요.”

 

당진, 여가 보내기엔 부족해

한편 전시 감상 등 문화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지역에서도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당진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요?

“요즘에는 매주 수요일마다 또래들과 운동하고, 농한기 때는 자연경관이 좋은 지역을 찾아 트래킹을 하거나 여행을 다녀오기도 해요.”

 

청년이 살기에 당진은 어떤가요?

“당진에는 여행하거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것들이 부족한 것 같아요. 타 지역 친구들이 당진에 오면 술 마시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어 아쉬워요. 청년들이 건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활동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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