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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증의 아이러니

이민선 코너 81
조급증의 아이러니

멀쩡하던 사람이 세상을 하직하거나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면 아마 그것은 태반 정도가 교통사고일 것이다. 북적대는 병실에서 윤화사고 환자는 군중속에 김이박 성씨가 차지하는 비율만큼은 되리라 본다.
당국은 빈번한 홍보광고는 물론,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달아놓고 요철도로와 방지턱을 만들어 놓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노련한 운전자들일수록 이런 시설에 원색적인 신경질을 내기가 일쑤다. 물론 자신들의 운전솜씨를 믿는 행위이다.
하지만 도로상에는 필연적으로 엊그제 면허를 받은 초보자도 있고 수십년 된 고참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도로에서 과속차량으로부터 본인이나 가족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어도 짜증을 낼까. 더불어 살아가는 원칙에 반하는 이기심의 소산일 것이다.
운전경력이나 솜씨는 천차만별이지만 숙련자용 도로와 미숙자용 도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고가 잦고 위험한 곳에는 마찰노면을 더욱 많이 만들고 속도 조절턱이나 감시카메라를 적재적소에 빠짐없이 설치해야 한다.
반면에 고정된 도로에서 느린 속도 관계로 교통흐름이 지체되는 것은 어찌할 것이냐의 이의가 있겠지만 그것은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불편일 뿐이다.
속도에 대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시속 300㎞로 달릴 수 있거나 천리길을 10분에 주파한다 해도 인간의 조급증은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그 시점에서의 욕구가 또 생기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급증보다는 일에 대한 진지성을 얘기하고 싶다.
수십리길을 총알처럼 달려와 참석한 모임에서 듣는둥 마는둥 중간에 도망가기 바쁜 사람. 비싼 기름 없애고 과속으로 무엇하려고 왔는가. 일부의 얘기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 매사 이런식이 적지 않다. 급한만큼 일도 진지하고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필요한 곳에 문명의 이기를 사용해야 한다. 한번쯤 자동차에 오르기전 꼭 가야할 것인가 생각하고 지금 과속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곱씹어야 한다. 노련해도 한번 당하면 끝이다. 교통사고 환자가 의료계를 먹여 살린다는 농담이 안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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