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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이민선 코너 82

추풍악속을 벗으려면 당진시대l승인2001.02.26 00:00l(3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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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코너 82
추풍악속을 벗으려면

화창한 봄이 되면서 부푼 가슴을 안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예비 신랑신부들의 결혼식이 줄을 잇는다. 본인들은 가슴이 뛰는 일생의 가장 큰 대사일 것이고 바라보는 사람들조차도 대견하고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남남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인연 중의 인연이다. 수십억의 남녀 중에서 시공의 교차점을 찾았으니 확률적으로 대단한 만남이다. 그래서 더욱 축복의 가치가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정작 이러한 흥복을 축하받고 행복을 빌어줘야 할 결혼식장에는 사람구경하기가 어렵다. 하례음식은 5백명, 천명분을 준비하는데 혼인서약을 하는 당사자들 앞에 몇십명이 옹기종기 앉아있는 광경이 허다하다.
심하면 사전에 사람동원을 신경쓰지 않을 경우 식솔들만 모이는 황당한 현상이 벌어지기 십상이다. 새삼 설명을 않더라도 왜 그런지는 모두가 짐작을 한다.
그러니 결혼행진을 지켜봐주는 손님만이 진짜 하객일 것이고 그들만이 두사람의 앞날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그 사람들에 한해서 거기에 초청하는 것이 서로가 편하고 좋을 수 있다.
과거로부터 꼬리를 물고 온 끝없는 상조굴레를 못벗어나는 부모들은 그렇다 치자. 그러나 젊은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그것을 극복하고 멋있는 결혼식장을 만들 수 있다. 나에 대한 관심이 별로인 사람들이 어정쩡하게 접수처에 지전 몇장 밀어넣고 국밥 한그릇 뚝딱 한 후 떠났다는 생각을 해보자. 젊은이답게 꺼림칙함을 느껴야 한다.
생각을 바꾸면 금전이나 장소, 그 어느 것도 해결할 수 있다. 계란 한줄 들고 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주던 것처럼 나를 사랑하고 관심있는 사람들 속에서 제2의 인생 신고식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는 없다. 지켜본다는 의미는 실로 대단한 것이다. 뜨거운 분위기가 재물이나 위세보다 몇배의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두사람이 하나되어 새롭게 출발하는 인생 항로에 용기를 주고 가슴 뭉클한 희망을 얹어주는 것은 모든 것의 위에 있다.
분명히 미풍양속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면 그것은 이미 미풍이 아니라 추한 풍습이요, 양속이 아니라 나쁜 관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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