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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밥집 운영하던 요리연구가, 작가가 되다!
[세상사는 이야기] 윤혜신 한정식 ‘미당’ 대표(합덕읍 석우리)

요리 레시피 책 출간 및 그림책 <꽃할배> 집필
문학소녀, 신학 전공하다 요리의 길로 들어서
박경미l승인2019.12.07 16:07l(12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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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읍 석우리에서 16년째 자연을 요리하고 있는 윤혜신 요리연구가(55)의 일주일은 너무나 바쁘다. 주변의 밭을 일구며 식당을 운영하고, TV프로그램의 요리 강사로 출연하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는 어린 시절의 꿈을 찾아 작가로 나서기 시작했다. 요리연구가에서 그림책 작가로 변신한 그의 삶은 어떤 맛이 날까.

신학을 전공한 문학소녀

윤혜신 요리연구가의 전공은 신학이다. 그의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으로, 친척들 중에서는 목사도 여럿이다. 이 영향으로 어린시절 문학소녀였던 그는 이화여대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그의 요리에 대한 기억은 유년시절부터 시작된다. 어린시절 방학마다 놀러 간 외가에서 외할머니가 수많은 식솔들에게 차려주던 밥상, 어머니가 차려주던 소박한 밥상의 냄새가 그의 코끝에 자리하고 있다.

이후 그의 요리 맥은 대학 졸업 후 결혼하면서 이어진다. 솜씨 좋은 시어머니로부터 궁중요리와 반가의 음식들을 배웠다. 윤 씨는 “시어머니의 친정어머니가 고종의 셋째 아들의 문인화 선생을 맡았던 김상목 화백의 부인이었다”며 “남편을 따라 궁에 드나들던 시어머니의 친정어머니가 수랏간 상궁에게 궁중음식을 배웠고, 이를 시어머니에게 전수하고, 나에게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시아버지 생일 때는 숯불을 피워 녹그릇에 신선로를 만드는 등 궁중요리를 하던 기억은 힘들면서도 재밌었던 추억으로 남았다고.

서울살이 떠나 시골 살림 시작

외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자연스레 익히고,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요리 실력은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졌다. 지인의 요청으로 요리 수업을 진행했고, 수업은 입소문이 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강습이 이뤄졌다. 매시간마다 수업이 꽉 찰 정도였던 그는 이후 일산에 한 상가를 얻어 윤혜신 요리연구실을 차렸다.

지난 2001년에는 그의 요리 세계가 넓어지는 계기가 찾아왔다.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의 전통음식을 알리는 행사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당시 구절판을 비롯해 갈비찜, 백김치, 떡 등을 선보이며 한식을 알렸던 그는 “음식에 대한 내 재능에 자신감을 가지게 된 계기였다”면서 “이를 소중히 여기고 더욱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후 윤 씨는 지난 2004년 당진에서 시골 살림을 시작했다. 서울 토박이였지만 도시의 바쁜 삶이 오히려 맞지 않았다. 경쟁과 비교하는 삶에서 비켜있던 부부는 그렇게 합덕읍 석우리에 한정식 식당 ‘미당’을 열고 밥을 짓기 시작했다.

그는 5월부터 10월까지는 식당 주변 텃밭에서 고추, 가지, 호박, 오이, 비트, 깻잎 등의 작물을 길러, 우리 땅에서 자란 재료로 제철 요리를 선보인다. 하루도 빠질 수 없는 잡초 제거로 손가락에는 관절염도 생겼지만 윤 씨는 좋은 재료로 몸에 이로운 음식을 만든다는 신념을 고수한다. 그는 “원재료가 음식 맛의 70%를 좌우한다”면서 “간장, 된장, 김치는 직접 담그고, 인공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농산물을 이용해 요리한다”고 덧붙였다.

▲ 윤혜신 씨가 집필한 책들

일상과 요리철학, 글로 표현해

한편 어린시절 시인과 작가를 꿈꾸던 문학소녀였던 그는 어린 날의 열망을 가슴에 품어왔다. 30대까지도 작가를 꿈꾸며 신춘문예에 도전하기도 했다는 그는 자신의 요리 철학을 한 편의 글로 완성해갔다.

그는 월간 <작은 책>에서 2년 간 시골 식당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일상 이야기와 요리법을 담은 글 연재를 시작으로, 월간 <개똥이네 집>에서도 글을 연재했다. 특히 10년 동안 연재하던 <개똥이네 집>에서는 단 한 번도 마감일을 어기지 않은 작가였다고.

또한 그는 윤구병 선생의 추천으로 쓴 첫 저서 <살림살이>를 시작으로, 월간 <작은책>에서 연재하던 글을 모아 책 <착한 밥상 이야기>를 집필했다. 당시 요리사가 에세이를 쓰는 일은 흔치 않았던 일이라 그의 책은 많은 인기를 얻었고, 이후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올랜?>, <손맛으로 만드는 나물요리>, <윤혜신의 참 쉬운 저염밥상> 등의 다양한 책들을 출간했다. 그가 낸 13권의 책 중 4권은 공동으로 집필했지만, 9권은 오로지 그가 쓴 책들이다.

▲ 윤혜신 씨가 집필한 그림책 <꽃할배>

‘작가’의 꿈을 요리하다

연어가 고향을 찾아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듯 윤 씨는 오래도록 염원하던 꿈을 찾아갔다. 그는 매주 월요일마다 서울에서 스토리 드로잉 수업을 들으며 ‘작가’의 꿈을 요리했다.

그러다 지난 2016년 꿈을 이뤘다. 수업 졸업작품 전시회를 찾은 한 출판사의 제안으로 그림책 <꽃할배>를 출간한 것이다. 그림책 <꽃할배>는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낭만적인 꽃할배 이야기로, 아름다운 추억을 따스한 감성의 글과 그림으로 녹여냈다. 요리책보다 그림책을 출간하면서 더욱 기뻤다던 윤 씨는 “나의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를 그렸다”면서 “우리 곁에 존재하는 아버지의 면면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다음 그림책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꽃할배>에 이어 이번에는 어머니 이야기를 다뤘다”면서 “쑥개떡을 통해 우리네 어머니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제 장래희망은 동화작가예요. 요즘에는 음식 이야기를 감동적이면서 쉽게 동화로 쓸 수 있을까 고민해요. 픽션이 아닌 현실의 글을 쓰려고 해요. 발붙이고 사는 이 땅에서, 나와 내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 윤혜신 요리 연구가는
-1965년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졸업
-EBS1 TV프로그램 <최고의 요리 비결>
 요리 강사
-한정식 미당 공동대표
-저서: (공저) <EBS 최고의 요리 비결>, <살림살이>, <착한 밥상 이야기>, <윤혜신의 참 쉬운 저염밥상>, 그림책 <꽃할배> 등

 


박경미  pkm9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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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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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용분 2019-12-18 20:40:25

    내가사는 합덕에 이렇게 훌륭하신분이 사시는줄 몰랐어요 몇번 가본적있는 미당에 기회가되면 또 가봐야겠습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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