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18 13:58 (목)

본문영역

편종만 당진외국인교회 담임목사
아내와 함께한 꿈만 같았던 43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월남 파병을 마치고
이 사진은 월남 파병을 마치고 제대한 후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다. 당시 나이가 25세였다. 나는 1970년 7월 가족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환송받으며 월남전에 참전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났다. 부산항에서 출발해 일주일이 지나서야 다낭을 거쳐 나트랑에 도착했고, 또 3일 후에 C130 수송기를 타고나서야 사이공 주월한국군사령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한 날 사령부에서 위문공연이 있어 자리를 비운 사이 헌병대가 공격을 받아 건물 일부가 파손돼 긴장속에서 복무를 시작했다. 2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베트남을 떠나기 전날 밤, 전사한 전우들을 생각하며 죄스러움과 미안한 마음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2. 헌병 자부심 갖던 시절
나는 헌병이었다. 헌병은 포로를 교환할 때 헌병 1명당 포로 7명에 준한하는 몸값이었다. 그래서 현역으로 있을 때 자부심이 있었다. 한 번은 춘천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와 이야기하다 내가 헌병이라는 것을 알고는 갑자기 차를 세웠다. 그러곤 차비를 내지 않아도 좋으니 내리라는 것이 아닌가. 군 복무할 당시 헌병과 좋지 않은 일이 있었나 싶었다.

 

 

3. 누가 몸짱?
점심시간에 헌병참모부 사무실 앞에서 전우들과 상의를 벗은 뒤 한껏 무게를 잡고 근육을 과시하던 모습이다. 나는 복무할 당시 주월한국군사령부 신우회장을 맡았었다. 신우회는 사병 중 신앙인들의 모임이다. 그래서인지 내 방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신망도 꽤 두터워 나와 함께 외출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진을 보니 당시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4. 함께 미국 여행 하고 싶었는데…
1974년 4월 5일 아내(故 백인숙)와 결혼식을 마치고 가족과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행진하던 모습이다. 아내는 석문면 통정리 출신이다. 내 나이 27세에 만나 43년을 함께 살았다. 아내는 지난 2년 전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아내와 함께했던 시간이 꿈만 같다. 은퇴하고 아내와 미국 여행을 함께 가고 싶었는데 은퇴하기 8개월 전 아내는 나를 남겨 놓고 먼저 하나님 품으로 돌아갔다.

5. 아내의 희생
나는 신학대학교 4년, 대학원 2년으로 총 6년을 공부했다. 내가 공부할 때 아내는 옷 수선을 해가며 나와 두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그리고 저녁이면 내가 쓴 리포트를 다시 바른 글씨로 정서해줬다. 아내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 졸업사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가 없는 지금 이 사진이 나에게 너무 소중하다.

6. 첫 부임지 유천상동교회
1991년 10월 첫 목회지에서 성전을 건축하고 성전봉헌예배를 집례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교회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나는 세종 전의면에서 유천상동감리교회를 개척하고 건축까지 했다. 그래서 첫 부임지였던 유천상동감리교회에 애착이 깊다. 지난해 은퇴하고 교회를 찾아갔을 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학생들이 성년이 돼 찾아와 펼침막을 걸고 대대적으로 환영해줬다.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지금도 종종 결혼식 주례를 요청받곤 한다.

7.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서
1992년 성지순례 여정 중 이집트의 피라미드 앞에서 당나귀를 타고 찍은 사진이다. 2주간의 여행동안 아내가 눈병에 걸려 고생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아내와 참 많이 여행을 다녔다. 나는 현재 당진외국인교회 담임목사와 한국기아대책 나눔대사, 행복한요양센터 대표, 아파트 노인회장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난 사랑의 빚을 진 사람이다. 남은 생은 빚 진자의 심정으로 베풀며 살고 싶다.

 

>>편종만 목사는

- 1948년 송악읍 반촌리 출생
- 기지초(18회) 송악중(9회) 당진상고(14회) 졸업
- 협성신학대학교·동대학원 졸업
- 현 한국기아대책 나눔대사
- 현 행복한요양센터 대표
- 현 신세대 아파트 노인회장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