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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12.09 11:02
  • 호수 1284

[기고] <삽교천관광지>라는 명칭, 이대로 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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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상 사단법인 한국신지식인협회 신지식인

당진시 관내에는 우리 영역 밖의 지명을 가져와 붙인 그 이름, 삽교천 방조제와 함께 삽교천 관광지가 있다. 왜 다른 지역 동네 이름이 이곳에 붙여지고 40년 가까이 토착화돼 온 걸까?
삽교천은 예산군 삽교읍 관할의 한 산간지역에서부터 발원된 물줄기인 하천을 말한다. 하천은 예산군 신암면과 당진의 합덕 우강지역을 지나 바닷물과 합류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말하자면 삽교천이란 지리적 명칭 범위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아산만’이라고 하는 이 바다의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축조한 방조제로 하여금 내수면은 삽교천뿐만 아니라 대표적으로 곡교천을 비롯한 무한천 등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합류하는 집수구역이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방의 개념이 들고 나는 바닷물을 차단한 방조제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내수면을 두고 이를 삽교호라고 하거나 삽교천 방조제니 삽교천 관광지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건너편에 여기보다 몇 년 앞서 축조한 아산만 방조제라는 이름이 그렇듯이 여기도 굳이 말하자면 또 다른 아산만 방조제와 다름 아니라는 사실이다.

방조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서해 연안에는 지리지형상 이용가치가 높아 바다를 막은 방조제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내륙의 하천이나 강에도 댐이나 보 또는 둑이란 이름의 제방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발원지의 지명을 딴 제방의 이름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대부분 제방을 축조한 곳의 지명을 딴 이름들이다. 충주호의 경우만 보더라도 오대천으로 시작해서 단양 땅에 와서는 그 지명대로 단양천으로 바뀌고 충주로 내려와서는 충주댐이 만들어지고 충주호가 되었다. 통틀어 남한강에 속해 있는 물줄기이다. 백보를 양보하여, 행여 이 삽교천이란 제방 이름이 당진시 관내의 어느 지명이라면 또 혹시 모르거니와, 분명한 것이 지금은 지방자치 시대라는 사실이다.

삽교천이란 타 지역 지명이 우리 브랜드가 될 수 있나

따라서 과거 중앙집권시대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우리는 지방의 특성을 살려 주민 스스로 잘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지방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함에 있어서 맞춤형 자치시대에 걸맞게 구태(舊態)의 오류를 바로잡고 명분과 실리를 위해서 새로이 도전해야 할 일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위에 열거한 문제도 반드시 정상회복이 되어야 할 과제다. 자치단체는 물론 시민단체와 주민 모두가 이 명칭에 대한 배심원이 돼야 한다. 당진시라고 하는 자치단체의 브랜드에 걸맞는 이름을 찾아야 한다.

신평면 운정리 하고도 어촌마을의 옛 이름인 ‘공포리’에 문패가 붙은 삽교천이란 지명은 필경 예산의 제자리로 되돌려 보내야 하는 것도 우리의 소명이다. 그야말로 우리 당진시 주민의 자존심이자 권리이고 책무가 아니겠는가. 그 권리와 자존심에 대해서는 정작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우리 주변 지역에 우리 방조제보다 몇 년 앞서 축조하고 붙여진 ‘아산만방조제’란 명칭에 대해 평택시가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평택아산방조제’로 그 명칭을 바꿔놓은 경우를 우리는 결코 예사로 보아서는 안 된다.

정체성을 확립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라.

한편으로 본질과는 다소 다른 궤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당진시와 송사(訟事)를 벌이고 있는 상대, 평택시를 보자. 우리 해역 항만에 대해서 당진항이든 한진항이든 우리가 알아서 명칭을 정하면 될 일을 평택시가 나서서 주제넘게 ‘평택당진항’으로 정해 놓고 그 당위성에 대한 괴변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남의 권리를 빼앗아서 자기네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참으로 어이없는 야욕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그야말로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지만, 우리 관내 방조제와 관광단지에 명칭으로서 다른 지역 지명 하나(삽교)를 갖다 붙여 놓은 것을 지방자치 40년이 다 되도록 어떤 문제의식도 보이지 않고 있는 우리 당진시의 행정마인드에서 정녕 그게 아닌지 심히 유감스럽기만 하다.

>> 필자 소개
신평면 운정리 태생. 한정초와 신평중 졸업. 전 언론인. 신지식인(아동미술교육학). 저서 <날보고 꼴통기자랬지>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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