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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19.12.27 17:48
  • 수정 2019.12.30 10:37
  • 호수 1287

“왜 자료 공개 않나”
■부곡공단 지반침하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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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지반침하 원인규명 위한 연구용역 실시
용역 결과 수차례 미루다 부실보고서 제출

한국전력이 부곡공단 지반침하에 대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용역 내용에 대해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전전력구공사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송근상, 이하 비대위)는 더이상 한전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구용역 발표 네 번이나 미뤄

당진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제기된 부곡공단 지반침하와 관련해 한국전력은 지난 2월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이하 터널학회)에 원인규명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당초 6월 15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던 연구용역은 8월, 9월, 10월, 11월에 걸쳐 총 네 차례나 연기됐고, 지난 시정질문에서 당진시의회 양기림 의원 또한 이에 대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한전 측은 피해지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대위가 현장에 출입하지 못하게 했고, 양수시험이 위험하다면서 반대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연구용역이 늦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대위 측은 지반침하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실험을 진행해 문제를 일으켰다는 입장이다. 안동권 비대위 사무총장은 “사업장에 자동수위계측기를 설치해 뒀는데, 어느날 갑자기 지하수위가 떨어져 당진시에 연락하고, 현장에 확인하러 갔더니 처음엔 한전이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며 “나중에 확인하니 양수시험을 위해 수백 톤의 지하수를 뽑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을 하다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왜 입주기업체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시험을 협의도 없이 진행하냐’고 문제를 제기했고, 당진시에 보고했던 계획과도 다르게 진행돼 당진시가 결국 시험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추가자료 요청…완료되면 공개”

한전은 네 번이나 미뤘던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12월에 들어서야 당진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상당수 자료가 누락된 부실한 보고서가 제출돼 당진시는 현재 추가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 건설안전실 조현준 차장은 “용역 결과가 나와 당진시에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당진시의 추가 요청사항이 있어 현재 자료를 보완하는 과정”이라며 “추가 요청사항에 대해 답변을 완료한 뒤 한전이 직접 보고서를 배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자료를 추가적으로 요청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추가자료를 요구한 당진시에 직접 문의하라”고 답했다.

당진시에 따르면 한전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양수일지나 지하수위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조사한 내용 등 중요한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 심지어 연구용역을 진행한 터널학회의 직인도 없이 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진시는 한전에 조사한 모든 내용을 포함한 최종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당진시 안전총괄과 김기철 사회재난팀장은 “한전 측이 일부 자료를 누락한 채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며칠 전에는 제출한 보고서가 최종본이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료를 다 받아서 비대위는 물론 시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용역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내용에도 문제 있어”

한전이 당진시에 제출한 부실한 보고서도 문제지만, 보고서 내용에도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철 팀장은 “한전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내용적으로 수치가 맞지 않거나, 결론 또한 문제가 있는 부분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진시에서 별도로 부곡공단 피해지역의 지반 상태에 대해 조사하고자 지반투과 레이더 탐사(GPR)를 진행했다”면서 “조사 결과 지반쳐짐 50cm, 지반침하 25cm 등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터널학회의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당진시의 GPR 탐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삽입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안동권 비대위 사무총장은 “한전이 원칙대로 공사를 진행했다면 연구용역 자료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당진시 또한 한전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면 형사고발 등 적극적으로 당진시가 대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전력이 부곡공단 내 GS EPS 일원에서 신당진-북당진 간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를 진행하던 중, 공사 현장 인근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곡공단에 입주한 일부 기업에서는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공장 바닥의 수평이 틀어지거나, 벽면이 떨어져나가는 등 지반침하로 인한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피해기업들은 한국전력의 전력구 공사를 지반침하의 원인으로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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