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 인물
  • 입력 2019.12.27 17:55
  • 수정 2019.12.30 10:36
  • 호수 1287

“흙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세상사는 이야기] 꽃섬농원 운영하는 국소정 씨(고대면 당진포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꿈 위해 귀농 선택
“마음과 마음을 잇는 농원”

 

흙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우리는 흙을 기반으로 살며, 흙과 가까이할 때 건강하고 행복을 느낀다. 심지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기에 우리는 흙을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고대면 당진포리에서 꽃섬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국소정 대표(42)는 위와 같은 이유로 흙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흙은 화려하거나 예쁘지 않죠. 너무 흔해 사람들이 관심도 주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흙과 있을 때 편안함을 느껴요. 저도 흙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논술 강사에서 농원 대표로

국 씨는 고대면 성산리에서 태어났다. 석문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15살 때 대전으로 유학을 갔다. 대전에서 지낼 때도 고향 당진을 자주 방문했지만, 흙이 좋고 꽃이 좋아  지난 2016년 4월 고향에 다시 돌아와 정착했다. 문예창작을 전공한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지도를 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죽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며 귀농을 결심했다. 국 씨는 영상과 책을 통해 독학하면서 자그마치 4년 동안 농원 운영을 준비했다. 30대 후반 새롭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준비했기에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앞섰다고. 지금도 열정이 넘친단다.

“대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취미로 꽃 키우는 것(가드닝)을 배웠어요. 꽃을 키우면서 힐링을 얻고, 꽃을 키우는 과정에 흥미를 느껴 마지막 꿈이라고 생각하고 농원을 운영하기로 결정했어요. 꽃을 키우는 과정에는 인내력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그 점이 좋았어요.  ”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열심!

현재 그는 부모가 일군 땅을 물려받아 꽃섬농원을 운영하고 있다. 국 씨는 꽃섬농원에서 육묘·파종·생산·판매에 이어 직접 가드닝도 하고 있다. 대전에서 살았을 때는 거주하는 집 이외에 꽃을 키울 수 있는 집까지 마련해 가드닝을 연습하기도 했다. 여러 번 연습한 덕분에 농원을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충만했지만, 당진포리는 꽃을 키우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라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고. 하지만 굳세게 자란 꽃들은 생명력이 강하다.

그는 “현 농원 자리는 오래 전 바다였던 간척지 위에 복토를 한 자리라, 땅에는 염기가 남아 있고 땅을 파면 짠물이 나온다”며 “성장 요건 중 물이 90%를 차지하는 꽃이 자라기엔 최악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무모하면서도 용감하게 꽃을 키우고 공부하고 있다”며 “불굴의 개척정신이기도 하지만, 시행착오들을 몸소 겪으며 끊임없이 도전하며, 그 과정들을 통해 꽃을 키우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페 통해 전국구 꽃매니아들과 소통

꽃섬농원에서는 1000여 가지의 다양한 꽃들이 자리하고 있다. 국화, 장미, 수국 등 대중적인 꽃들도 출하하고 있지만 이곳에는 대중적이지 않은, 보기 어려운 꽃들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국 씨는 다음카페 ‘꽃섬농원’을 운영하며 꽃 가꾸는 노하우나 정보를 교류하며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꽃섬농원은 단순히 꽃을 사고파는 사업장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서로에 대한 소소한 감정을 통해 정과 온기를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길고양이 20마리, 강아지 7마리와 어울려 살고 있다. 거의 길거리 출신 유기견, 유기묘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꽃을 키워 아픈 동물을 먹이고 키우면서 농원에서 생명순환을 한다고. 국 씨는 “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은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며 “꽃섬농원에서는 생명존중의 마음을 근본 바탕으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교류 위해 달토끼 프리마켓 개최

한편 그는 본인과 비슷한 ‘손 노동’을 하고 있는 시민들과 교류하고자, 둘째 주 토요일마다 끼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감성프리마켓 ‘달토끼 프리마켓’을 예인어린이집 뒤편에 자리한 문화나눔터에서 개최해오고 있다. 지난달 11월 시작한 프리마켓에서는 창업을 시작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셀러들이 참여한다. 가공품이 아닌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손 노동을 하며, 자신의 색깔을 가진 셀러들만이 참여 가능하다.

셀러 5명으로 시작한 프리마켓은 이제 9명의 셀러가 활동하고 있으며 도예, 뜨개질, 마크라메, 리스, 꽃다발 등 다양한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국 씨는 “달토끼 프리마켓을 통해 그동안 놓치고 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며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내 것의 장·단점을 알게 되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어 “4월에는 야외 프리마켓을 진행해 더 많은 시민들을 열린 공간에서 만날 계획”이라며 “더 나아가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할 계획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국소정 씨는
·고대면 성산리 출신
·父 국형식 母 최병순 2남2녀 중 차녀
·석문초 졸업
·고대면 당진포리 꽃섬농원 대표

■문의 : 010 - 7939 - 7812
■인터넷카페: http://cafe.daum.net/ourFlower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