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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12.30 11:11
  • 호수 1287

[칼럼] 박찬호 ㈜마더스핸즈 대표
돌봄자의 직업적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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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8일 일본 미야즈 시에 있는 특별양호노인홈 요양직원이 여성 입주자를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으로 인해 교토부는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개선 권고를 내렸다. 교토부와 미야즈 시는 ‘학대 의심사례’로 조사를 진행하여 폭행이 있었다고 확인되면 형사 고발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요양직원이 학대하는 가장 큰 원인은 업무 과다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한다.

요양직원과 돌봄자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을 알아보기 위해 내각부가 2013년 8월에 실시한 재택 간호 경험자 69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를 돌볼 때 ‘힘든 것’이 배설로 ‘배설 시중드는 것이나 기저귀 교환’ 등이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혼자서 배설할 수 없는 ‘배설장애’는 이를 돌보는 돌봄자는 물론, 환자 자신의 존엄 문제에 직결되므로 이용자도 힘들게 된다.

우리나라도 시설복지의 제도화와 재가복지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노인 학대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지역사회 내에서의 재가노인복지 실천을 목표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아직 배설 해결 방법은 여전히 일회용 기저귀에 의존하고 있다. 일회용 기저귀는 사용할 때 언제 용변을 보았는지 알 수 없으므로 용변 후 즉시 교환해 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시설에 따라 하루에 5회, 6회, 7회 등 시간을 정하여 일률적으로 기저귀를 교환해 주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기저귀는 아무리 많이 갈아주어도 환자는 만족할 수 없다.

어느 시설은 기저귀를 자주 교환해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기저귀로 잘 싸매어 테이프로 붙여놓아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다. 돌봄자들도 기저귀 교환할 때는 냄새가 심하여 마스크 착용하지만, 여전히 환자에게는 마스크를 씌워주지 않는다.    

㈜마더스핸즈는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침대에 수세식 변기가 부착되어 있는 스마트변기부착침대를 개발했다. 침대는 환자의 치부 노출을 적게 하고, 스스로 배변할 수 있도록 해 수치심을 덜 느끼도록 했으며 위생적이다.(용변 후 씻는데 편리하도록 특수 환자복도 개발하였다) 여기서 돌봄자는 침대 밑에 놓여 있는 환자의 오물을 치우기만 하면 된다. 이는 환자와 돌봄자 관계를 정상적인 인간관계로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돌봄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돌봄자의 학대 위험도 줄일 것이다.

변기부착침대는 누워서 용변을 볼 수도 있으며, 의자와 같이 앉아 앞으로 조금 숙이면 복부에 압력을 줄 수 있어 쾌변에 도움이 된다. 또한 특수변기구조로 배변 중 냄새나지 않아 방 안에서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고, 가족에게 창피함이나 민망함을 느끼지 않아 환자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 변기부착침대 개발의 두 번째 목적은 돌봄자의 안전과 자존감도 높일 수 있다. 환자를 모시고 화장실로 다니다가 자칫하면 낙상사고가 발생하게 되며, 이를 예방하려다가 돌봄자가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냄새나고 불편한 돌봄자의 배설처리 방법을 개선하는 데 대하여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적극적이지 않다. 그러나 타인의 배설물을 치울 때 불편하므로, 원만한 방법으로 개선해 돌봄자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배려해 대상자에게 친절함을 베풀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돌봄자의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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