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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그리다
[세상사는 이야기] 고향에서 첫 개인전 개최하는 인예인(25, 채운동) 작가

미술 선생님 덕에 그림 시작…대학서 서양화 전공
1월 한 달간 순성미술관에서 개인전 개최
캔버스에 담은 ‘감정’…“예술만이 형용사를 표현”
박경미l승인2020.01.03 19:45l(12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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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활달한 성격의 사람이 어느 날 어둡고 우울한 얼굴을 할 때면 무슨 일인가 궁금해진다. 앳된 얼굴의 인예인 작가가 그리는 그림도 그렇다. 앳되고 밝게만 보이는 그의 붓 끝에서 탄생한 그림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오묘한 분위기를 내뿜는 그림이 ‘인예인’이란 화가는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을 낳는다.

25세의 인예인 작가가 대학을 졸업하고 첫 개인전을 <The mood of the day>라는 제목을 달고, 순성미술관(관장 이병수)에서 1월 한 달간 전시를 진행한다.

미술로 인도한 선생님

그는 ‘김춘희’라는 중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의 이름 석자를 또렷이 기억한다. 그 덕분에 미술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김춘희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과자를 가져와 먹게 하고, 서류봉투에 과자봉투를 그리라는 독특한 수행평가를 진행했다. 당시 포테토칩을 그린 인 씨의 그림을 보고, 김 선생님은 그에게 미술을 권했다. 선생님의 권유로 읍내동의 한 화실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미술에 관심없던 초반과 달리 곧 그림에 빠져들었다. 이후 고등학생 때는 서울에서 미술학원을 다니며 입시를 준비했고,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내 장르를 찾는 시간

대학에 진학한 인 씨는 다양한 미술 수업을 들으며 경험을 쌓았다. 또한 부전공으로는 애니·제품디자인을 선택했다. 애니·제품디자인 전공은 영상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거나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접목해 디자인을 개발하는 과다. 그동안 붓과 물감이라는 전통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재료에서 벗어나 디지털적인 요소로 미술을 해보고자 했다. 그는 “실제로 배우다 보니 손으로,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날로그적인 전통적 회화가 내게 더 맞았다”며 “다양한 것을 시도하면서 나한테 무엇이 더 적합한지를 찾는 과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가 여러 수업 중에서 흥미를 느낀 수업은 판화였다. 그는 석판화, 실크스크린 등에 흥미를 느꼈다. 같은 것을 찍어내는게 판화지만, 작품을 찍어내는 순간마다 우연의 효과가 더해지면서 다른 느낌을 내는게 재밌었다고. 인 씨는 “회화도 의도한 대로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며 “그림을 그리다 보면 우연이 낳는 표현들이 재밌다”고 덧붙였다.

1월 한 달 간 전시

지난 2019년 8월 대학을 졸업한 인 씨는 생애 첫 개인전 <The mood of the day>(그날의 감정)을 순성미술관에서 개최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2020년 사회인으로 내딛는 첫발을 개인전으로 시작하니 의미가 더욱 크다”며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엄마와 순성미술 관장님, 주변 분들의 격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첫 개인전인 만큼 최대한 ‘나’를 표현하고자 했어요. ‘나’는 하루하루의 내가 모여 만들어져요. 하루하루의 나는 어떨 때는 우울하고, 어떨 때는 기쁘고, 어느 때는 화가 나 있죠. 햇빛, 비, 눈, 바람 등의 감각들이 그날의 감정을 만들어요. 그런데 감각들에게서 비롯한 감정이 온전히 내 감정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내 감정은 ‘그날’일까요, ‘나의’ 감정일까요? 이번 전시는 그것을 찾아보고 그려내는 과정이었어요.”

“다양한 기법으로 그림 선보이고파”

순성미술관에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새로 그린 신작 11점을 비롯해 총15점의 그림들이 전시됐다. 주변 사람들이 밝은 사람으로 인 씨를 바라보지만, 그의 손 끝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그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강렬한 원색도, 밝고 화사한 파스텔톤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창백한 느낌을 주는 색들을 주로 사용해 밝지도,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은 묘한 느낌을 준다.

인예인 작가는 주로 마인드맵을 통해 작품 주제를 연상하고, 그림을 그린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감정을 그림에 담은 그는 “예술만이 형용사를 표현할 수 있다던 누군가의 말처럼 감정을 예술로 표현했다”며 “사람들은 감정을 그린 예술을 보고 또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 달간의 전시회를 마치면 서울에서 그의 또 다른 전시가 열린다. 대학교의 취업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오는 2월 11일부터 16일 서울의 팔레드서울에서 개최된다.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만 사용한 작품들이 걸렸는데 다음에는 다른 재료와도 섞어보며 다양한 기법으로, 다양한 그림들을 선보이고 싶어요.”

>> 인예인 작가가 선택한 작품

작품 <황혼>

“해가 지고 어스름해질 때를 일컫는 <황혼>은 사람의 생애나 나라가 쇠퇴해 종말에 이른 상태를 비유하기도 해요. 해질 무렵의 노을은 무언가 편안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까만 철창으로 갇힌 상태는 마냥 편안한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주죠.”

작품 <보슬비>

“이 그림은 가로등 밑 부슬부슬 내리는 보슬비를 생각하며 그렸어요. 퇴근하고 바라보는 풍경으로 적적함을 연상했죠. 하지만 그 적적함이 부정적인 감정인지, 긍정적인 감정인지는 결정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어떤 감정이 드나요?”

 

>> 인예인 씨는
- 父 인치관, 母 정미화
- 탑동초·호서중·호서고 졸업
- 한성대 회화과 서양화 전공
- ~1월 31일까지 순성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The mood of the day> 개최
- 2월 11일~16일 팔레드 서울에서 전시 예정


박경미  pkm9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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