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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입력 2020.01.24 11:41
  • 호수 1291

용역경비 80명 경찰 150명 배치…갈수록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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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측 장로·권사 사실상 직분 정지
4주 만에 당회 마쳤지만 적법성 논란
담임목사, 기자 출입 제한…취재 거부

합덕감리교회(담임목사 노종석) 사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용역경비업체 직원 80명과 경찰 150명이 배치돼 담임목사 측 성도들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형권 장로) 측 성도들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주일예배를 앞두고 교회 문이 굳게 닫혔다. 교회는 ‘성물보호와 안전을 위해 기도모임과 새벽기도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문에 붙이고 자물쇠를 채웠다. 아침 8시가 채 되기 전에 경찰과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이 성도들보다 먼저 교회에 도착했다.

교회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가 모두 막혔다. 수십명의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이 5중, 6중으로 교회 문 앞을 막아섰다. 성도들이 하나 둘 교회로 모이자 담임목사 측 성도가 비대위 측 성도들을 제외한 다른 성도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교회로 들여보냈다.

이 과정에서 “우리도 성도인데 왜 못들어가게 막느냐”며 몸싸움이 벌어졌고, 양 측 성도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이날도 119 구급대원들이 출동했다. 비대위 측은 용역경비업체 직원을 두고 “하나님의 교회 안에 깡패가 웬 말이냐”며 “가짜 목사 물러가라”라며 구호를 외쳤다.

교회 문은 열렸지만…

11시 예배를 5분 가량 앞두고 교회문이 열렸다. 그러나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은 꽹과리와 호루라기, 확성기 등을 갖고 들어갈 수 없다며 막아섰고, 비대위 측 성도들이 물품을 내놓은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기자의 출입도 제한했다. 본지 취재기자는 “왜 취재를 못하게 막는 것이냐”며 경비업체 직원들에게 따졌지만, 이들은 “위에서 지시받은 대로 할 뿐, 허락이 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했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교회 내부에 있던 담임목사에게 “들어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소리치는 기자를 보고 노종석 담임목사는 발길을 돌려 윗층으로 올라갔다.

11시가 조금 지나 비대위와 기자들에게도 교회 문이 열렸을 때, 3층 대예배실은 텅 비어 있었다. 강단 위에 입구를 막은 경비업체 직원들 뿐이었다. 이미 담임목사와 목사 측 성도들은 당회를 진행하기 위해 2층 소예배실로 자리를 옮긴 뒤였다.

한 교인이 제보한 영상에 따르면 성도들이 없는 텅 빈 본당에서 노종석 담임목사는 10여 명의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을 옆에 두고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하고 있었다. 10분 안팎의 짧은 예배 이후 성도들이 모여 있는 소예배실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비대위 측 당회·구역회 거부 

당회가 진행되는 소예배실 앞도 20여 명의 경비업체 직원들이 3중으로 가로막고 있었다. 소예배실 안에는 담임목사 측 성도들이 착석해 있었고, 비대위 측은 문 밖에서 “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느냐”며 항의했다. 당회가 속개됐다.

비대위원장인 박형권 장로와 교회 부지매입 과정에 관여한 A장로 두 사람에 대한 ‘장로 파송 유보의 건’이 상정된 이후에 비대위 측 성도들의 출입이 허락됐지만, 예배실 안쪽으로 들어가 앉을 수는 없었다. 문 앞에서 경비업체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는 비대위 측 성도들에게 찬성/반대 용지를 나눠주고 투표에 참여하라고 했다. 비대위 측에서는 소예배실 입구 앞에 배치된 투표함을 집어던지는 등 반발했고, 당회가 적법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투표 결과 박형권 장로와 A장로의 파송 유보의 건은 투표에 참여한 거의 모든 성도가 찬성하며 통과됐다.

이어 25명의 권사에 대해 재임명을 유보하는 안건을 상정, 이에 대해 성도들의 의견을 모았다. 권사는 매년 당회에서 인준을 받아 재임명된다. 장로 파송 유보와 권사 재임명 유보는 사실상 장로·권사 직분을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비대위 측은 “노종석 목사가 불법당회를 열고 있다”며 “재석인원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투표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1인1표가 주어졌는지, 한 명이 10표를 행사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발했다.

감리사 “다음달 2일 구역회 열 것”

오후 3시가 되자 구역회를 진행하기 위해 당진남지방 양홍모 감리사가 소예배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이 막아서 비대위 측은 구역회에 입장할 수 없었다. 취재도 거부당했다.

당회에서 확정한 구역회 명단에 비대위 측 성도들의 이름이 일부 호명됐다. 그러나 비대위 측 성도들은 “구역회를 열기 전에 기획위원회를 열고 장로들과 구역회 구성을 협의해야 하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양홍모 감리사에게 “장로도 포함되지 않은 구역회가 어디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하자 양 감리사는 잠시 뒤 비대위 측 장로들을 모두 입장시켰다. 그러나 당회처럼 소예배실에 입장하되, 좌석에 앉지 못하도록 용역업체 직원들이 막아섰고, 이들은 결국 구역회 참석을 거부했다. 양홍모 감리사가 “이러한 상황에서 구역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선언한 뒤에야 상황이 마무리 됐다.

이후 양 감리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설 명절이 지난 뒤 다음달 2일 구역회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구역회를 마친 후 장로 파송 유보 및 권사 재임명 유보 등에 대해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비대위 측에서 행정심판(교회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결에 따라 이번 당회가 위법이라고 판단되면 당회와 구역회 결과는 무효”라면서“감리사로서 양쪽 의견을 다 듣고 정상적으로 구역회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합덕교회 노종석 담임목사의 입장을 듣고자 인터뷰 질문지를 보내고 수 차례 연락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일문일답] 박형권 장로(비상대책위원장)

“성도들 예배 방해하는 것은 담임목사”

노종석 목사를 담임목사로 인정할 수 없다며 합덕교회를 떠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을 근간으로 하는 영적인 목회역량과, 성도 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합리적이고도 중립적인 자세가 필요한데 노종석 목사는 두 가지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교회 내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며 부정적인 방향으로 교회를 이끈 것이다. 그를 담임목사로 인정할 수가 없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지난 5일 주일에 신성한 하나님의 교회 안으로 용역경비업체 인력을 동원해 성전을 모독하고 예배를 훼방했기 때문이다. 노 목사는 신앙적 양심과 목회자로서의 윤리를 저버렸다.

노종석 목사의 예배 집례를 거부키로 결의했는데, 성도들이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예배를 방해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종석 목사가 불법적인 당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꼼수를 써서 오히려 정상적인 예배를 방해하고 있다. 지난 5일 주일예배에서 노 목사는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을 대동하고 들어왔다. 이들이 나가기 전에는 예배를 드릴 수 없다고 항의하는 시간 동안 예배를 시작하지 못했으니 애초에 예배를 방해한 것은 노종석 목사다. 생명보다 예배를 중시한다면서 4주째 주일 1부예배와 3부예배를 폐하고 있고, 교회의 각 출입문을 쇠고리로 채워 성도들의 예배생활을 방해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비대위는 노종석 목사의 예배 집례를 거부하며 부목사가 예배를 집례하면 얼마든지 협조할 생각이다.

이번 합덕교회의 당회와 구역회가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담임목사는 각 회의에서 반대 측 성도들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으며 회원의 권리를 침해해 왔다. 또한 장로들이 참여하는 기획위원회(소위원회) 결의사항을 배척하거나 무시하고 담임목사 독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자신을 지지하는 성도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교회의 생명인 예배를 폐하고 불법적으로 회의 일시와 장소를 마음대로 변경해 진행하고 있으며, 당회 또는 구역회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용역업체 인력을 동원하여 회의장 출입문을 막고, 반대하는 교인들의 회의 참석을 차단하는 등 불법적으로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교리와 장정(교회법)에 반하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 당회의 적법성에 대한 ‘장정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추후 상황에 따라 행정재판을 비롯한 교회법상의 모든 방법과 수단을 통해 합덕교회의 정상화를 도모할 것이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에는 교회 후문과 기획위원실 등 도어락 비밀번호가 바뀌었고, 여러 대의 CCTV가 추가로 설치됐다. 19일 자정 무렵 교회에 갔더니 부목사들이 성도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고, 공구를 이용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몸싸움이 일면서 유리창도 깨지고 양쪽 다 상처를 입었다. 노종석 목사는 이를 두고 장로들이 교회에 무단침입해 기물을 부수고 부목사들을 집단폭행, 감금했다며 음해하고 있다. 그는 남지방 소속 목사들에게 사실을 왜곡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성도들이 교회도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는가? 왜 노종석 목사와 부목사들은 성도들이 교회에 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일문일답] B장로(담임목사 측)

“당회 적법하게 진행돼…비대위 허구적 주장”

지난 19일 주일예배에서 성도들을 구분해 입장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비대위 측 성도들은 교회 내에서 계속해서 소란을 피우며 예배와 당회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막았다. 지난 12일 노종석 담임목사는 이들에게 퇴장명령을 내렸었다. 19일 주일예배와 당회 당시 성도들을 순차적으로 들여보낸 것은 회의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자가 취재하지 못하도록 출입을 제한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회와 구역회에는 회원들 이외에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출입을 제한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9일 당회와 구역회 안건은 무엇이었나?
당회에서는 박형권 장로와 A장로의 파송 유보의 건과 교회 내에서 소란을 피운 권사들에 대한 재임명 유보의 건을 의결하고, 올해 구역회 회원 명단을 확정했다. 이어 구역회에서는 올해 합덕교회의 예산안을 의결하고 지방회에 참석할 수 있는 교회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구역회가 열리지 못해 이번에 다루지 못했다.

이번 당회와 구역회가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대위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지난해 12월말 당회를 개회한 뒤 정회됐고, 다시 속개하기 위해서는 당시 참석했던 인원의 1/3이 참석하면 가능하다. 행정심판(교회재판)을 통해 이번 당회가 무효라고 판결받기 전까지는 그 효력이 유효하다. 비대위 측의 허구적 주장일 뿐이다.
 
합덕교회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당회는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구역회 역시 방해 없이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빨리 합덕교회가 정상화 돼서 성도들이 안심하고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그간의 모든 의혹들이 밝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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