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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박종육 좋은이웃노인전문요양원 원장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사피엔스>, 인류의 기원과 미래를 말하다
“기독교인들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
임아연l승인2020.01.24 11:57l(12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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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관념과 생각을 깨뜨리는 ‘도끼’ 같은 책

“내가 읽은 책들은 나의 도끼였다. 나의 얼어붙은 감성을 깨트리고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도끼. 도끼 자국들은 내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어찌 잊겠는가?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쩌렁쩌렁 울리던, 그 얼음이 깨지는 소리를.”

카프카의 말을 인용해 <책은 도끼다>라는 책을 쓴 박웅현 씨는 이렇게 말했다. 끊임없이 생각을 깨고 사고의 체계를 뒤흔드는 것.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데미안>의 말처럼, 깨지고 깨부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인류를 지배한 호모 사피엔스

합덕읍 운산리에서 좋은이웃노인전문요양원(이하 좋은이웃)을 운영하는 박종육 원장은 목사다. 기독교인으로서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 그가 추천한 책은 뜻밖에도 <사피엔스>다. 이 책은 그에게 ‘도끼’와 같은 책이었다. 

이스라엘 출신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는 인류의 기원을 통해 현재를 설명하고, 지금의 인류가 어떠한 미래를 열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배우고 생각했던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와 같은 진부한 논쟁을 넘어선다. <사피엔스>는 흔히 순차적으로 진화해왔다고 생각하는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 등의 인간종이 함께 살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한 승자로 살아남아 인류를 지배하게 됐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 다른 종들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인지혁명’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낯선 세계와 협력함으로써 인간의 신체적 약점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업혁명이 문명의 발전을 갖고 왔다는 기존의 지식체계를 뒤집어, 농업이 인류에게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인류는 돈과 제국, 종교를 통해 인류를 통합했고, 지금의 인류는 과학혁명으로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한다. 

 

불편하고 낯설지만 생각을 폭넓게

박종육 원장은 유발 하라리의 이 같은 주장이 처음엔 낯설고 불편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관점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신앙인으로서 <사피엔스>를 처음 읽었을 땐 반발심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러한 책은 관점의 다양성을 갖게 하고, 생각의 폭을 넓혀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돼요. 책이 반기독교적이라고 하지만, 온실 안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치열한 고민 끝에 찾는 신앙이야 말로 진정한 신앙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도끼’라고 말하는 그는 “결국 독서를 하는 것은 기존의 생각과 관념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껍고 다소 어려운 게 단점이라고. 

 

인간의 존엄을 생각하다

한편 박 원장이 좋은이웃을 운영한지 어느덧 11년이 지났다. 강원도 화천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자라, 경기도에서 결혼했고, 전남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뒤, 현재는 충남에 살고 있단다. 선교사를 꿈꿨던 그는 몸이 아팠던 어머니로 인해 해외선교의 꿈을 미뤄두고 국내에서 목회를 하게 됐고, 지난 2004년 합덕에 자리 잡았다. 이후 교회가 지역사회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목회를 사임하고 좋은이웃을 개소해 지금에 이르렀다. 

박 원장은 “노인요양기관을 운영하다 보니 인간의 ‘존엄’을 생각하게 됐다”며 “어르신들 또한 존엄한 존재로서 이들을 어떻게 케어할 것인지가 화두”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는 직원들에게 노인복지에 대한 나의 철학을 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운영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노인요양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노인이 말하지 않는 것들>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이 책은 일본의 노인시설과 전문가들의 사례를 통해 실버산업 종사자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어떻게 노인들에게 케어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실무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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