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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고향 노래로 음반 낸 김용균 씨(석문면 교로리)
애틋한 내 고향 석문‘장고항 부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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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하며 보낸 젊은 시절…50대에 다시 찾은 ‘꿈’
“노래로 옛 고향 추억…석문 아름답게 기억되길”

“장고항 노적봉에 춤추는 갈매기야, 선창가 아낙네의 노랫가락 흥겨워라. 만선의 꿈을 싣고 국화도 앞바다로 고기 잡아 돌아오마 손을 흔들며, 부푼 꿈을 통통배에 싣고 떠난다. 멀어지는 장고항에 손수레를 밀고 나오신 어머님의 근심 걱정 파도에 묻고, 오늘도 실치 잡아 돌아오련다.” <장고항 부르스>

실치잡이 떠올리며 작곡
태풍 링링이 지나갔던 지난해 9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장고항 선착장으로 나갔다. 문득 실치잡이를 떠나는 강정의(장고항실치축제 위원장) 씨의 모습이 떠올랐다. 실치잡이를 나갈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생각하며 곡을 지었다. 모두 잠든 새벽녘에 30분 만에 완성한 곡이었다.

김용균(59, 석문면 교로1리) 씨가 최근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3곡을 모아 음반을 냈다. 작은 미니앨범이지만,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만큼 정성이 담겼다.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만리포사랑’처럼 고향에 대한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의 첫 작품 ‘장고항 부르스’가 태어났다.

두 번째 곡 ‘삼봉아리랑’은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지은 곡이다. 그가 어렸을 땐 통정리에 장이 서곤했는데 ‘덕거리장’이라고 불렸다. 교로리에서 삼봉산을 지나 통정리까지 장 보러 나간 어머니를 마루에 앉아 기다렸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지은 노래다.
“삼봉산 넘어 넘어 저녁노을 붉게 들면 장에 가신 우리엄마 꽃신 들고 오신다네. 마루턱에 걸터앉아 엄마 오시길 손꼽아 기다리던 아 어린 시절 그립고도 그립구나.” <삼봉아리랑>

음악재능, 아버지 닮았네
아버지(김순환)를 닮아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곧잘 했던 그는 7살 무렵 어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모자 한가득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무슨 배짱이었는지 저금통을 깨서 10살 많은 동네 형이 치던 낡은 기타를 사 왔는데, 아버지가 혼을 내기는커녕 전화선으로 기타줄을 만들어 주셨다.

“그땐 전화선을 ‘삐삐선’이라고 불렀어요. 7살짜리가 한푼 두푼 모은 저금통을 털어 기타를 사 왔으니 당연히 혼날 줄 알았는데, 우리 아버지는 삐삐선으로 기타줄을 맞춰줬지요. 당시 시골엔 기타줄을 살 곳이 없었거든요.”

아버지 또한 음악에 일가견이 있었다. 교회 성가대를 지휘했던 아버지는 대나무로 퉁소를 직접 만들어 불었고, 피리나 오르간도 연주했다. 전도그리스도의교회가 처음 설립될 당시, 서울에서 오르간을 사다 버스에 싣고, 지게에 지고 교로리까지 가져올 정도로 음악에 열정적이었다. 김용균 씨도 그런 아버지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피아노가 흔치 않았던 그때, 아버지가 합판에 그려준 건반을 치면서 연습하기도 했다고.

지역 곳곳에서 음악봉사
하지만 평생 음악을 하면서 살았던 건 아니다. 인천으로 대학을 가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했다. 건강을 잃을 정도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만 하면서 지냈다. 30~40대를 정신없이 보내고 나니 문득 음악이 하고 싶어졌다. 살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0줄에 들어서 다시 기타를 꺼내들고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웠다. 파파밴드도 그렇게 결성됐다. 지난 2009년 직장인 아빠들이 모여 처음 밴드를 구성하면서 이름을 파파밴드로 짓고 지역 곳곳에서 음악봉사를 했다.

삽교호 함상공원에서 희망나눔음악회를 통해 성금을 모아 난치병 어린이들을 도왔다. 지난해에도 500만 원을 적십자에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복지시설과 경로당 등을 찾아가 공연하고, 지역 내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활동했다.

아쉽게도 파파밴드는 지난해를 끝으로 활동을 접었지만, 김용균 씨는 계속해서 음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무대차를 직접 제작해 각종 악기를 싣고 다니면서 지역 곳곳에서 봉사하고 싶단다. 그리고 그가 직접 지은 고향 노래들을 지역주민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김 씨는 “음악 봉사활동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해 활동할 계획”이라며 “유명해지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지역에 봉사하며 고향을 알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유튜브로 ‘석문사랑방TV’를 운영하며 방송으로 지역의 소식을 알리고 있다. 앞으로 음향·조명 등을 정비해 라이브 음악방송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금이라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돼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하지만 고향의 환경과 인심이 많이 황폐화되서 참 안타까워요. 고향을 담아낸 노래를 통해 옛날을 추억하면서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장고항, 삼봉 등 아름다운 내 고향이 노랫소리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길 바랍니다.”

>> 김용균 씨는
-1962년 석문면 교로리 출생
-삼봉초(26회), 석문중(19회),
  호서고(7회) 졸업
-당진한성필공인중개사사무소 공인중개사
-적십자음악봉사단 단장
-파파밴드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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