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세상 사는 이야기] 명장 아버지와 봉사왕 아들
봉사하는 신우영(현대제철 근무)·신동국(당진고2) 부자(父子)

마흔에 낳은 아들과 소통하기 위해 봉사 시작
집수리·도시락배달·장학사업 등 꾸준히 이어와
한수미l승인2020.02.07 19:30l(1293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신우영·신동국 부자(父子)가 송악읍 기지시리의 한 가정에서 도배 봉사를 했을 때다. 아들을 데리고 간 날, 그날은 유난히 힘든 봉사였다. 쓰레기를 걷어내니 바퀴벌레가 가득했다. 그날 입은 옷들은 모두 버려야만 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 씨 부자가 봉사를 함께한 지도 5년이 넘었다. 단순히 봉사시간만 채운 게 아니다. 부자는 함께 대화하고, 때론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시간을 함께 쌓았다.

아버지의 명장 도전
아버지 신우영 씨는 현대제철 열연정비팀의 기장이자 대한민국명장, 국가품질명장,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다. 이를 얻기 위해서는 계속된 공부와 연구 등 노력이 필요했다. 입대하기 전 거제도에 위치한 대우조선에서 근무할 때였다.

우연히 국가품질명장의 강의를 보며 “한 번 해보자” 결심했고 그 결심을 이뤄나갔다. 그는 “명장이 되기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뿐만 아니라 특허를 받고 논문과 책을 집필해야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명장이 되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봉사였고, 그렇게 2007년부터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필요해서 봉사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하다 보니 꾸준히 하게 되더라고요. 지난해 사회복지사 자격증 준비로 2개월 정도 봉사를 하러 못 갔더니 너무 답답했어요. 또 후배를 가르치는 입장이어서 앞장서서 봉사하게 되더라고요.”

소통의 부재, 봉사로 채워
신우영 씨는 늘 바쁜 아버지였다. 때문에 마흔 살에 만난 아들과 보낼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중학교에 들어선 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신 씨는 “새벽에 일하러 가면 저녁 늦게 들어오기 일쑤였다”며 “그 와중에 아들하고 40년 차이가 나다 보니 소통에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처음 함께 한 봉사는 원당중학교에 소속된 가족봉사단이었다. 그때 함께 봉사를 시작하며 소통의 기회를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집에서는 보지 못했던 모습도 발견하곤 했다고. 아들 동국 학생은 “아버지가 집에선 엄격한 편”이라며 “하지만 요양원에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한테 살갑게 대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고 새롭게 보였다”고 말했다. 아버지 신 씨 역시 “아들과 낙엽 치우는 봉사를 했는데 생각보다 일을 잘하더라”며 “게으름 피우지 않고 성실히 하는 것을 보니 피는 못 속이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봉사왕 부자(父子)
당진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최유호)가 2019년 4분기 봉사왕으로 동국 학생을 포함한 5명을 선정했다. 앞서 동국 학생은 당진시의장으로부터 봉사상을 수상키도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봉사한 것인데 상을 받으니 이상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봉사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 봉사를 시작한 동국 학생은 당진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해창요양원은 한 달에 두 번, 평안마을도 한 달에 두 번씩 거의 매주 봉사활동을 하러 나간다. 또한 종종 아버지를 따라 도배 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아버지를 따라 가지 않을 때면 어머니(강석순)가 늘 봉사장소에 데려다주곤 한다. 동국 학생은 “처음엔 아버지를 따라 마지못해 시작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또래 친구들보다 봉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웃사랑나눔회 등 소속 
아버지 신우영 씨 역시 봉사왕으로 꼽힌다. 현대제철 소속의 기장봉사단과 이웃사랑나눔회, 명장연구회에 속해 있으며, 이웃사랑나눔회와 명장연구회는 회장까지 맡고 있다.
기장봉사단은 기장이 된 지난 2013년부터  소속돼 봉사해 왔으며, 매달 한 차례 해창요양원을 방문해 청소와 함께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또한 이웃사랑나눔회는 120여 명이 속한 규모 있는 봉사단으로, 평안마을 방문 봉사를 비롯해 당진지역 소외계층 도배봉사와 도시락봉사,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명장연구회는 당진청소년문화의집에서 강의하는 것과 함께 충남 내 중·고등학교에서 진로특강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신 씨는 “주변 사람들이 아들과 함께 봉사하는 것을 부러워 한다”며 “현대제철 기장 중에서는 동국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천천히 하고 싶은 것 했으면”
동국 학생은 “처음 봉사할 때는 힘들었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어준 아버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가가 꿈”이라며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을 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아버지 신우영 씨는 “아들 동국이가 천천히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며 꿈을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아이에게도 자신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계절이 있을 것”이라며 “해외봉사 등을 통해 많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수미  d911112@naver.com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수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31785 충남 당진시 서부로 67. 3층 (당진시보건소 맞은편)  |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 : 김예나 기자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예나 기자
사업자 등록번호 : 311-81-07426  |  제보 및 각종문의 : 041-355-5440  |  팩스 : 041-355-2842
Copyright © 2020 당진시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