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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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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 사랑

ARS 사랑

8월4일, 수일간 쏟아붓던 폭우가 멈췄다. 낙과와 침수, 논둑제방 유실로 피해가 컸다. 허나 작년보다는 할아버지다.
8월5일 새벽4시, 정미의 한 마을에서는 굴삭기 두대를 트레일러에 싣고 34명의 젊은이들이 채 동이 트지 않은 어둠 속을 뚫고 북쪽을 향하여 질주했다. 작년 폭우피해 때의 온정을 못잊어 내 논 물잠긴 걸 잊고 중장비와 구호물자를 싣고 달려간 것이다. 아침 8시 반에 도착한 곳은 경기도 연천땅 청산면.
바로 다음날과 또 다음날 새벽5시, 이틀 연속으로 새마을단체의 쌀과 성품, 그리고 당진사람 150명을 실은 트럭 4대와 버스 3대, 그리고 여성단체의 차량들이 쉼없이 사랑을 싣고 한탄강으로, 파주 문산과 파평으로 내달았다.
우리가 작년에 입은 인정을 정확히 1년만에 일부나마 갚게 되어 당진의 긍지를 찾고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에게 용기를 얹어주는 기회가 된 것이다.
얼마 후면 누리라라 믿었던 수확의 기쁨이 수마의 행패로 절망이 되었고, 평생 모은 전재산을 순식간에 날린 수천가족들이 길바닥에 나앉았다. 그러한 그곳에 자원봉사자와 군장병 등이 달려와 억장이 무너진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집안과 그들 가슴 속에 쌓인 진흙 앙금들을 퍼내주었다.
그러나 마음은 있으되 누구나 그곳까지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도와주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본다. 주변에서 피해입은 내 이웃을 직접 도와주는 사랑의 실천도 있고, 천원 한장으로 그들의 시름을 달래주는 ARS전화도 있다. 내 정성이 누군지도 모르는 불특정인에게 가더라도 어떻게 써지는지 알려고 할 필요도 없다. 막연히 불쌍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따뜻한 마음을 보내는 것이다.
북한동포에게 쌀과 비료는 물론, 아프리카에도 입고 먹을 것을 보내주는 마당에 내 나라에 같이 살고 있는 이들을 돕는 것은 백번도 지당하다.
수재로 모든 걸 다 잃고 목숨까지 날린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어쩐지 피해를 입지 않는 게 죄스러울 지경인데 우리는 여기서 교훈 하나는 각인하고 지나가야 한다.
작년 폭우 때 “100년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큰 비에 대비해서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치수계획을 어찌 세우느냐”고 말막음 했었다. 그러나 경기 북부는 4년 동안에 100년만의 폭우를 세번씩이나 융단폭격 당하여 아비규환이 되었다. 타산지석은 가장 수업료가 싼 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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