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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4 23:4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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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진실

절름발이 진실

6.25 전쟁시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노근리 피난 양민학살사건은 참으로 슬픈 역사의 상처 중에 하나이다. 더욱 침통한 것은 그동안 우리의 정사에서는 단 한줄도 기록되지 못하고 설왕설래 구전으로만 맴돌던 사실들이 남의 나라 통신사에 의해서 확인, 폭로되었다는 점이다. 진실을 가리고 사는 우리네 일상적 습성의 한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설마 우리의 맹방인 미국의 군인들이 그런 짓을 했으랴도 싶었고, 옆집에 살고 있는 상사의 아들에게 잘못없이 얻어맞고 들어온 제 아들을 말없이 쓰다듬는 부모 심정 같은 정부의 입장이 그동안 진실을 묻어 왔으리라.
우리는 진실을 가려내고 그것을 말할 때, 본인의 입장과 편견으로 포장해서 판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흑백의 논리로만 몰아부치는 좋지 않은 습성들이 몸에 배어 있다.
을사조약을 통한 한일합방이라는 역사의 사건에서 5적 매국노의 대표로 우리민족에게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이완용만 해도 그렇다. 그 시대의 상황과 그 사람 행적을 어느 정도 파헤쳐본 사람은 함부로 일갈하지 않는다.
요즘 갑론을박하고 있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도 말하는 이의 입과 눈을 유심히 관찰하면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시작과 끝의 전체를 놓고 균형있는 판단을 하기보다 자기 방식대로 한쪽으로만 밀어 부치려 한다.
바로 한세대 전에 일어났던 광주사건을 보자. 반란이 사태로 변하고 곧이어 항쟁으로 또 바뀌었다. 아마도 권력투쟁으로 부를 날이 오지 않는다는 장담도 못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별의별 소리를 한다해도 투입되었던 진압군과 이에 맞섰던 시위군중은 그 사건의 이름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흙이 거짓말을 하는지 않는지는 농민에게 물어봐야 확실히 알 수 있고,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는 말이 정확한 지는 직장 나가는 딸에게 확인해 보아야 한다.
누가 그렇다하면 그러려니 하고 무심히 믿어버리는 습성, 어느 한쪽을 특별히 부각시키고 각인하기 위해 다른 중요한 것들을 아예 지워버리는 사고방식은 언제나 슬픔을 가져온다.
차라리 집안식구끼리라도 편견없이 진실을 사실대로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평양에 무조건 가보려는 애들도 줄어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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