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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으로 추억속으로]고대면 성산1리 속사경로당 이병직 전 회장(왼)과 노창수 현 회장(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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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렁더우렁 주민들과 함께한 세월

마을 노인들의 사랑방 속사경로당
38년 만에 꺼내본 ‘새마을지도자증’

<마을 노인들의 사랑방>

고대면 성산1리에는 경로당이 두 곳이 있다. 보통 마을에 하나씩 있는데 성산1리는 지난 2010년 기존 경로당과 별도로 ‘속사경로당’이 지어졌다. 기존의 마을 경로당은 1·2반 노인들이 이용하기에 쉽지 않았기 때문에 2km가 넘는 거리에 위치해 있고, 가운데 들판이 있어 먼 길을 둘러가야 했다. 눈, 비가 오면 1·2반 노인들은 전혀 경로당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 같은 불편이 계속되면서 2010년 1·2반 노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당이 마련됐다. 어느덧 속사경로당이 문을 연 지도 10년이 지났다. 여전히 속사경로당은 마을 노인들의 보금자리로 잘 활용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어르신들은 윷을 놀기도 하고, 식사도 함께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면서 마을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속사경로당의 첫 회장은 이병직 고대노인대학장이 맡았다. 속사경로당이 문을 열고 처음으로 기를 올렸을 때 사진이 남아 있다. 이 전 회장은 “경로당 건립은 마을 노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다”며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당시 민종기 전 군수가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10년 전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 20여 명이 돌아가셨고, 5명은 요양원에 가 있어. 지금은 속사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30명 남짓이여.”

<38년 동안 마을일 돌봐>
한편 이병직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속사경로당의 2대 회장을 맡고 있는 노창수 회장 또한 마을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이다. 이병직 전 회장이 “마을의 일꾼”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옛 사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그는 30~40년은 족히 되보이는 ‘새마을지도자증’을 보여줬다.

“1982년부터 새마을지도자로 일했어요. 서른 몇 살쯤 됐으려나…. 그땐 이 새마을지도자증이 있으면 버스도 공짜로 태워줬다니께.”

새마을운동 초창기 시절이었다. 일이 많기도 했고 힘들었다. 특히 마을에 신작로를 낼 때는 왜 자기 땅에 길을 내냐면서 반발한 토지주가 노 회장의 목에 끈을 묶어 끌고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노창수 회장은 “자기 땅에 길을 내서 논을 갈라놓게 생겼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딨겠냐마는, 당시엔 나라에서 시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고생하며 만든 길을 지금도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걸 보면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새마을지도자 뿐만 아니라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예비군소대장 등 여러 사회활동을 했던 그는 지난 38년 동안 마을일을 돌봤다. 한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고,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은 손을 가족들에게 숨기면서 눈을 치웠다.

“손에 얼음이 박힌 것을 빼내며 일했을 정도로 추운데 참 많이 고생했어요. 그래도 지금 돌아보면 마을이 참 많이 좋아졌구나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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