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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의 방향

진로의 방향

얼마전 장미 재배농가에 마른 하늘 날벼락이 쳤다. 장미꽃 한송이 마다 모두 로열티를 붙이라는 유럽의 화훼품종개량 특허권자의 요구가 그대로 시행되어야 할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즉, 이제는 공업제품은 물론 1차 산업인 농·축·어업까지도 기술료를 무는 시대가 되었다.
남의 기술로 상품을 생산하는 능력보다도 원천기술이 없이는 행세를 못하게 된 것이다.
한 때 전세계 총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하던 거대한 미국을 70~80년대에는 동양의 작은 나라 일본이 따라 잡는다고 승승장구 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 300명이 버티고 있는 미국이 인문분야 중심의 8명을 보유한 일본한테 덜미 잡히지는 않았다. 거품현상이 꺼지기 시작한 일본이 주춤하는 사이 다시 미국이 약진하기 시작했다.
노벨상은 창발적인 기초없이는 타지 못하는 상이다. 바로 사무라이 일본이 미국 앞에서 크게 절망하는 부분은 오로지 이 기초의 잠재력이란다.
그런데 우리 실정은 이러한 일본보다도 기초분야에서 아예 무시해도 좋을만큼 일천하다. 성장과 개발이 시급하던 절대빈곤의 시대에 응용학문으로 우선 돈되는 영역만 쫓던 우리들의 선택이 결코 그릇된 것은 아니었다. 그때 나름의 살기위한 처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에 한계를 느끼는 단계에 와 있다. 우리의 처지와 역할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도 이제는 멀리보고 묵묵히 천착하는 학문에 지원할게 틀림없다. 연구실에 생명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졸업 후 당장 직업전선에 내보내지 않아도 될 우리사회의 여력있는 부모들이라면 기초학문이라는 그동안 인기없던 이곳에 자녀들의 미래를 걸어도 좋을 것이다.
그 분야에는 반짝 수요가 아니라 무궁무진한 비젼이 열려 있기 때문에 사실 직업상 급료의 측면에서도 가장 유망할 것이다. 다만 정규교육 후에 곧바로 먹고 사는 직업과 연결되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하는 특성으로 경제적 뒷받침 없이는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이든 지원제도가 있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진로선택의 계절을 맞이하여 본인 자신은 물론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는 기초학문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의 아무리 작은 어떤 분야도 세계 최고, 최초가 아니면 이젠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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