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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코너 16] 중요한 뒷처리

당진시대l승인1999.01.10 00:00l(3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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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히 흐르는 강물인가. 끝이 안보이는 장사진이던가. 수없이 모였으니 떠밀리고 밟힐만도 하련만 중국귀신 강시처럼, 오직 한가지 목적으로 다가오는 저승사자처럼, 주고 받는 얘기도 없이 저벅저벅 왜목해변으로 몰려간다.
서로가 좋은 자리 먼저 찾고 먼저 보려는 생각으로 밤을 새워 서둘러 찾아오다가 더 못가는 자동차를 도로바닥에 그대로 세워놓고 십리길을 걷는다. 경쟁인지 전쟁인지 기복사상이 아무리 깊은 민족이라지만 해맞이 축제에 대한 기대와 흥분은 대단하다.
삼봉 재빼기면 어떻고 덕거리 시장이면 어떠냐. 어쩌면 목적지까지 못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마치 뜨는 해를 보는것에 팔자를 걸어 놓은 것 같다.
새천년 첫 일출이 그림처럼 솟았다면 탄성이 함성되었을 텐데 동쪽하늘은 끝내 구름 몇장에 가려서 기대를 저버렸다. 허망함을 안은 채 이내 발길들을 돌린다. 다시 오지 않으리라 맘들을 다져 먹지만 일년 후면 또다시 찾을 것이다. 그게 사람의 심리인 것이다. 다만 올해는 새천년 새세기가 한꺼번에 찾아와서 관심이 컸을 뿐이다.
사실 어둔 하늘이 신비로운 빛을 발하며 밝게 열리는 순간의 상서로움은 누구나 가슴에 안고 담고 싶을 것이다. 또한 격동의 한세기, 헝클어진 한 천년을 마감하고 장렬하게 묻히는 마지막 지는 해의 여운 역시 새천년 또다시 떠오르는 태양의 찬란함 못지 않게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해넘이와 해돋이 행사는 발견과 함께 그걸 시도한 자체만으로도 점수를 줄 수 있다.
요란한 홍보에 산넘고 물건너온 먼데 손님의 해 못본 심정, 뜨내기 장사꾼에게 컵라면 오천원씩 바가지 쓴 사람, 새해 아침나절 행사장 화장실을 열어본 표정, 애초 계획대로 못한 교통대책의 속사정, 돈 때문에 지역축제 의미를 작게 한 일부주민, 이렇듯 애석한 점도 있지만 잘 정돈된 사회단체 쉼터식당의 차림 정가표는 차라리 순진하다는 말이 어울렸고 수만명의 움직임을 생각하면 고요함이라 말하고 싶었다.
더구나 우리지역의 한 예술인이 심혈을 기울인 설치작품은 바다를 통채로 잡아끌고 나오는 거인들의 웅대함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여 그곳 볼거리의 백미로 꼽혔다.
이제 우리의 숙제가 하나 더 생겼다. 시작질은 이 정도로 되었으니 가벼운 관광손님을 손짓하기 보다 진정한 여행손님들이 추억을 만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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