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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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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에서 온 편지

청도에서 온 편지

일전에 신세진 것은 오래토록 기억될 것입니다. 짧은 이틀의 방문이었지만 당진에 관해 숱한 것을 배우고 느낌도 많았습니다. 느낌 가운데 아직도 세가지의 놀람이 머리를 꽉 채우고 있는데, 그 첫째는 어딜가나 비좁은 도로에 엄청난 차량이 줄을 잇고 있는 광경이었고, 둘째는 당진 전체면적의 절반이나 된다는 드넓은 경작지였습니다. 아니 비탈만 보고 살아온 본인은 나머지 절반의 야산도 분명히 문전옥답으로 보였습니다. 청도에서의 그런 땅이라면 모두 포도와 감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한가함과 여유로움이었습니다. 매일 열두시간 이상 일에 지쳐 사는게 주변의 흔한 모습인데 그쪽은 하루 몇시간만 움직여도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았습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도 너무 다른 별천지가 있음은...
경북 청도에서 얼마전 견학차 다녀간 일행 중에서 보내온 글이다.
같은 농촌여건에서 좁다란 도로에 웬 차량이 그리 많냐는 건 귀가 솔토록 들었지만 당진땅 전체가 경작지로 보였다는 것과 사람들이 한가롭고 여유있게 보였다는 것은 뼈있는 것 같아 씁쓰레하다.
장항선의 종점에서 금강하구언을 건너면 곧바로 군산이다. 불과 강 하나로 경계지만 차창밖의 풍경은 너무 다르다. 잘 가꿔진 벚꽃 터널도 그렇고, 시야에 들어오는 보리밭은 놀라움 그 자체다.
익산, 김제, 정읍을 지나 그 아래 나주까지 한없이 전개된 이모작 보리밭을 보면서 당진을 떠올리면 가슴만 저민다. 웬만한 중농가에서 논보리 농사로 1년 영농비와 살림 잡경비는 해결된단다. 벼농사 수익이 알토란 같이 남아 떨어진다는 말이다.
남들이 우리 여건을 부러워 하지만 우리 역시 시퍼런 파도가 쉼없이 밀어닥치는 강릉의 바닷가, 1키로만 떼다 놓으면 여간 좋으랴. 국내외 숱한 사람이 돈뿌리고 가는 경주유적, 끝없이 펼쳐진 김제 벌판과 잘 정돈된 수리시설, 하다못해 공주를 감고 도는 금강변에 반짝이는 모래더미도 우린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청도사람의 말처럼 우리에게도 너무 좋은게 많이 있다. 다만 우리 자신에게 감각이 없는 듯해서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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