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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인가

불치병인가

며칠전 현직에서 갓 물러난 읍·면의 사회단체 책임자였던 분에게서 이른 아침 전화가 걸려왔다. 막무가내로 봉투를 내놓고 가는 4월 선거의 어느 후보측에게 밝지 못한 표정으로 대접해서 보냈다는 내용이다. 설마하고 점검도 할겸 비슷한 처지의 몇곳에 알아본 결과 벌써 그런식으로 찾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고 얼떨결에 받은 것을 다시 보낸 경우도 있었다.
정말 슬픈 현상이다. 내 지역을 위해 헌신해 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인물들이 아직도 그 정도라면 투표장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싹 가신다.
지금의 선거법은 내용 그 자체로 보면 매우 엄격하다. 금품은 물론이거니와 향응제공을 함부로 할 수 없다. 더구나 선거운동기간 외에는 지지해달라고 말조차 건넬 수도 없다. 어떻게 보면 현실감과 동떨어진 법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죽하면 그렇게 만들었을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
창피했던 지난 선거철 분위기는 말하고 싶지도 않은 심정인데 옛날 그대로 재판될 조짐이 곳곳에 나타난다. 확성기를 이용하지 않을 뿐 할 짓은 모두 하고 다닌다는 뜻이다. 자율적으로 시정이 안되고 말로 해서 안될 때에는 단속만이 능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기관에 야속한 생각도 든다. 인력 등의 문제로 사정이야 이해하지만 시민의 고발이나 제보에만 대처하는 실정이라면 하고 싶은 말이 더욱 많아진다.
견물생심, 내밀어서 안 받을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기에 영향력이 있을법한 인사에게 투자를 시도하는 것이다. 꿩 잡는게 매요,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후보자는 어떻게든 당선에 혈안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그래서 유권자의 의식이 먼저 변해야 된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거금을 줄리는 만무하다. 고작 몇 만원 아니면 거기서 약간 웃돌 것이다. 팔자 고칠 액수도 아닌 것으로 두고 두고 마음에 상흔을 남겨서는 안될 것이다. 부수적인 변수에는 아랑곳 하지 말고 오로지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만 생각해 보자.
그리고 후보들은 죽어서 가죽만 남기고 가는 호랑이 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기 원한다면 이름 석자 깨끗하게 간직하도록 노력해야 될 것이고, 덤으로 생긴 공휴일이라며 춘시절 꽃놀이 갈 생각이 들지 않도록 애써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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