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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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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당진시보건소 24시
코로나19 최전방에 선 보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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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라’ 묻는 민원 전화에 업무 마비
“접촉자 발생한 날에는 새벽 꼬박 새워”

태풍이 오기 전처럼 당진이 고요해졌다. 월요일이면 민원실을 찾는 시민들의 차량으로 붐볐던 당진시청 주차장에 한산함이 맴돈다. 큰 행사부터 작은 모임까지 줄줄이 취소됐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고, 길거리를 오가는 객들도 줄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당진까지 미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코로나19 확산에 당진시보건소 직원들이 고군분투하며 전선을 지키고 있다.

“너무 덥고 숨이 차요”
지난달 24일, 월요일이 되자 당진시보건소 주차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좀처럼 대기 인원은 줄지 않았다. 사람들이 밀려왔고, 덩달아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증상은 어떤지, 언제부터 증상이 나타났는지 묻고  또 물었다. 아직은 날이 쌀쌀한 데도 불구하고 겹겹이 입은 방호복 갑갑하기만 하다.

치매안심팀 한명선 주무관은 “방호복 안이 너무 덥고 마스크 때문에 숨이 찬다”며 “에어컨을 틀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 주무관은 잠깐의 시간 동안에도 보건소로 들어가는 한 사람도 놓치지 않고 어떤 용무로 왔는지, 발열은 없는지 끊임없이 확인했다.

“모든 업무 STOP”
당진시보건소가 코로나19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인력을 재편했다. 각 읍·면·동 보건지소와 진료소 업무를 중단하고 모든 인력을 보건소로 모았다. 송산보건소 소속 이경희 주무관도 지난달 26일부터 코로나19 업무에 뛰어들었다. 이 주무관은 보건소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손 소독을 도왔다. 또한 선별진료소와 보건소의 중간 역할에 분주했다. 이 주무관은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산한 대기실 붐비는 사무실
평소 같았으면 인산인해를 이뤘던 보건소 대기실은 한산했다. 하지만 그 윗 층에 있는 직원 사무실은 분주하기만 하다. 매일 아침 8시 30분 정부와 충남도, 지자체 간 영상회의가 진행되며 수시로 지시가 내려올 때마다 회의가 이어지고 있다. 온종일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족과 거리를 두고 생활하고 있다.

박상준 감염병관리팀장은 “집에 가더라도 가족과 최대한 접촉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보건소 직원들은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박 팀장은 “설날 이후부터 계속 비상근무를 하며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며 “접촉자가 생겼다는 소식에 새벽 3시 30분까지 일할 정도로 직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원의 최전선 선별진료소
한편 선별진료소에는 직원 4명과 의사, 역학조사반, 방역과 소독, 방사선 업무를 비롯해 교대 인원까지 하루에 20여 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된다. 많은 인원이 투입돼도 전선에서 민원인을 대해야 하기에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박정규 진료팀장은 “선별진료의 대상이 전혀 아닌데도 두려움 때문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당진에만 머물렀고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어 교육 후 되돌려보내면 어떤 사람은 ‘내가 코로나에 감연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욕하는 사람도 있다고.

박 팀장은 “감염자와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기침과 발열이 있다면 2~3일 정도 격리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게 좋다”며 “무작정 선별진료소에 방문했다가 오히려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밤늦게 검사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간호팀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기다려야만 한다. 이밖에도 80여 명의 보건소 전 직원이 투입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민원 전화로 업무 마비
점심시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10통 이상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을 정도로 보건소 직원 한 사람당 하루에 30통 가량의 전화를 받는단다. 대부분 ‘카더라’를 확인하는 전화다. “우리 지역에 신천지가 있다는 데 어디냐” 혹은 “누가 확진자라던데 확인해봐라” 등의 전화다.
이인숙 당진시보건소장은 “카더라 소식을 응대하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SNS 등을 통해 소식을 바로 알릴 테니 보건소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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