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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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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불

봄 불

우리나라 봄철에는 으레 북서쪽 대륙에서 밀려오는 건조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중에 습도가 희박하다. 따라서 화재의 위험은 언제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기 마련이다. 전국적인 현상은 차치하더라도 요즘 우리지역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질 않아 바람만 불면 근심부터 앞선다. 수해와 마찬가지로 화재 역시 가장 큰 재앙중에 하나이다.
수해는 장기적인 안목의 치산치수 정책의 부실에서 오는 경우가 많지만 화재는 한순간의 부주의로 모든 것을 앗아간다. 그러므로 수해와는 달리 화재는 주의만 게을리 하지 않으면 발생률도 적고 피해도 훨씬 줄일 수 있다.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건 올바른 습관이건 한톨이라도 더 얻으려는 농심에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심정이야 이해가지만 그로인한 산불과 대형화재는 봄철의 연례행사처럼 일어나 짜증스런 불청객이 된다.
더구나 작금 화재에방교육의 선봉이 되어야 할 중등교정에서 몇번씩이나 산불이 번져서 소방 헬리콥터가 뜨는 영광이 있었음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초속 16m가 넘게 강풍이 부는 날에 불씨를 다뤘다는 그 자체가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 의심이 간다.
봄불이 보이지도 않게 번진다는 것은 웃어른들로부터 귀가 솔토록 들어왔다. 이쪽 산에서 타던 불길이 2차선 도로와 절개면의 100여미터를 훌쩍 날아가 저 건너 산으로 타들어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순간의 부주의로 폐허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하겠다.
하지만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아니 우리 농촌지역에는 아주 많다. 바람없는 날을 택하여 옮겨붙을 염려없는 논·밭 한가운데에서 재활용으로 팔지도 못하고 거름도 못하는 농업부산물을 태우다가 들키기만 하면 영락없이 벌금 청첩장이 날아온다.
하도 억울해서 읍면사무소를 찾고 군청에 들어와 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바로 좥대기환경보존법좦에 근거한 좥오염유발물질 소각금지조치좦로 인해 200만원 이하의 국가성금을 내야 한다.
이 봄철, 작년에 수확한 100여평 고추밭을 정리하고 청소를 하게 된다. 다시 작물을 심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퇴비도 못만들고 방치도 어려워 태우면 벌금 무는 쓰레기가 소형트럭으로 한대 이상 족히 나온다.
이 농업부산물들을 모두 마대에 넣고 마대마다 일일이 천원짜리 스티커를 붙여 쓰레기차가 들어오는 소재지나 읍내까지 싣고 가는 김서방은 꽤나 대한민국의 훌륭한 국민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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