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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는 하마

물먹는 하마

공자가 학당에서 제자들과 담론을 하고 있을 때 마을사람들이 수간하던 늙은 총각을 묶어 끌고 들어와 혼내줄 것을 청했다. 공자는 장가 못간 노총각의 신세가 안됐다는 듯이 물끄러미 한참 바라보다가 몇마디 나무람 끝에 풀어서 보내주라고 했다.
아무리 인간의 탈을 쓰고 못할 짓을 했어도 남들 모두 땀흘려 일하고 공부하는 밝은 대낮에 저기 대청바닥에 곯아 떨어져 꿈나라를 헤매는 게으름뱅이 보다는 훨씬 낫다고 낮잠자는 천덕꾸러기 제자 한명을 쳐다보며 혀를 찼다.
게으름이 얼마나 나쁜 습관인지 말해주는 일화다. 사실 아무리 훌륭한 생각이나 계획을 가지고 있어도 게으름을 피우고 실행하지 않으면 모두 공염불이다.
농사를 짓거나 자영업을 하거나 또한 직장에 다녀도 매일 하루를 지내는 모양새는 같아야 한다. 하나같이 열심히 해야 된다는 원칙이다. 하루종일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고 틈틈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발전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자기 나태로 말미암아 잘못되는 것은 물론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제 할일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불평불만이 더 많고 꼭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자기 직분에 충실하면 다른 데로 눈돌릴 새도 없다.
심심하거나 일이 안풀린다고 틈만 나면 고스톱판을 벌인다. 화투장으로 풀어볼 셈인가. 논에 모를 꽂기 무섭게 마당가의 풀이 산이 되어도 왜 그리 갈 곳이 많은지 모르겠다. 업무 중에 엉뚱한 짓이나 하고 다니면서 내용도 없는 실적을 입으로 또 얼마나 부풀리는가.
뜯고 씹는 것이 타고난 천성일까. 차라리 잘하고 있는 사람들을 그냥 놔두기나 했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사람이 이 세상에 온 까닭중에 첫번째이다. 시장바닥에 나가보자. 다리잘려 기어다니는 1급 장애인도 먹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쓴다.
어정쩡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남과 비슷하게 때워서 남 이상 될 수도 없다. 항상 땀흘리고 노력한다면, 된다. 정말 허리 휘도록 일한다면, 악착같이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통념상의 기본적인 것은 보장이 된다.
장롱 깊숙이 외진 곳에서 누가 보건 안보건 습기가 생기는대로 빨아들이는 물먹는 하마처럼 자기몫을 언제 어디서든 해낼 수 있는 성실한 사람이 우리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다. 결국 나머지는 존재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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