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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5-2) 실력주의

이민선 코너 61

교육이야기(5-2)
실력주의

얼마전 서울의 중학교에 단계적으로 시험을 없애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미묘한 반응이 일어났다. 시험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구상에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관계자들 대부분의 태도는 괜찮은 생각이지만 너무 앞서가는 인기위주의 행보가 아니냐는 평이었다.
평소 수업내용과 과제물을 통해 시험대신 성적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지향하고 바래오던 시대흐름에 맞는 학력평가방식임에는 틀림없는 데 왜 이리 그 말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떨떠름할까.
분명 양복과 와이셔츠도 없으면서 넥타이가 멋있다고 사가지고 들어가는 꼴로 밖에 안보이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잡무에도 지쳐있는 상태에서 수백명의 학생을 상대하는 중등교육의 과목담임들이 무슨수로 학습의 이해, 태도, 참여도 등을 공정하게 평가·분석해 통계를 내는 수행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교육예산과 선생님을 하루 아침에 몇배로 늘려서 그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학생들이 과연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할까.
지금도 시험 때나 되어야 마지못해 책을 들여다 보는 애들이 중간고사, 기말고사 없앴을 땐 어떤 현상이 일어나겠느냐는 것이다.
학생들은 미성년자이다. 그들은 스스로 자각하여 자기 행동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채찍을 들고만 있어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연령층이다. 내리쳐야 달려가는 말과 생리가 비슷하다. 틈만나면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 세대인 것이다.
그렇잖아도 내후년 무시험 대입제도가 발표된 후 학습동기의 저하로 평균실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이 일선 교직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말이다.
또한 2~3년 전부터 수능시험이 너무 쉽게 출제되어 애들 지적수준이 걱정할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고 한다.
학교 다닐 때 기본실력을 쌓지 못하면 사회에 나와서 몇배의 댓가를 지불해도 원상복구가 힘들다. 모든 것이 실력 지상주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때는 이미 늦는다.
애들이 살찔 기회를 주어서는 안된다. 억지로라도 끌고가야 한다. 우리가 이만큼 된 것도 교육의 힘이다.
자율과 전인교육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실력을 낮춰가면서까지 추구할 가치는 아니다. 교육의 최고 가치는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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