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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의 딜레마

이민선 코너 70호
인사의 딜레마

직원 천여명 정도의 회사. 본사에 3백명이 근무하고 10여개의 지사에 7백여명이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불황을 계기로 군살을 빼고 업무혁신 차원에서 전체 6백여명선으로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하지만 숫자 줄이고 인건비 절감하는 데는 성과가 있었지만 효율적인 경영실적, 업무의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일의 양이나 한계 조정이 없어 과중한 보고사무에 어떤 곳은 쓰러질 지경이고, 또다른 한켠에선 업무의 공백이 심각하다.
이러한 난맥상 이면에는 사회·국가적인 불가항력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고질적인 인사문제가 상당한 몫을 하고 있다. 분명히 능력을 중시한다면서 연공서열에 집착한다. 공채의 적자보다 특채의 서자가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가지는 항상 인사권자의 골칫거리임에는 틀림없다. 골치는 왜 아픈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직원의 능력을 딱히 계량화 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 없다. 또한 일의 체제가 서열중심으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획일화 되어 있다. 그러므로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혁명적 변화의 전제없이 개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롭게 무장한 세대의 직원들은 불만에 쌓여 사기가 저하된다. 그렇다고 몇가지 능력을 보고 서열을 무시한 채 장기판의 차포처럼 뛰어넘기엔 우리의 정서에서 혼란을 감수해야 한다.
직원의 족보 역시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특채직원을 처음부터 자구능력이 필요한 일선지사에 내보낼 수가 없다. 그러므로 자연히 본사의 인사권자 가까이에서 잔심부름부터 배운다. 그러다 보면 결국 큰집의 살림과 최고 어른의 심기를 누구보다도 잘 파악한다.
그리고 기득권을 가진 자는 해이되기 쉽지만 찬밥부터 먹던 사람의 몸부림은 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공채는 지사에 적응하고 특채는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없이도 본사에서 주인노릇한다. 세월을 욕하는 볼멘소리들이 끊이질 않는다. 이것들은 흉내내기 개혁과 인사의 잡음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융성하는 기업은 관련 부처의 정책이나 시간의 흐름에 맡겨 놓지 않는다. 그리고 현명한 오너는 세월을 따라가기 보다 몸에 비수를 지닌채 세월의 앞에서 씩씩하게 걸어간다. 또한 고객들은 당연히 인화단결이 잘된 회사의 우량제품을 선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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