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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2대가 함께 운영하는 정우농장(합덕읍 소소리)
“오손도손 우리는 양계가족”

“지역에서 생산한 달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예정”
서울 토박이 건축업자에서 귀촌해 양계업까지
인테리어업 종사하던 아들 부부까지 합류
조류독감·살충제 파동으로 어려움 가중되기도”
한수미l승인2020.03.20 19:31l(12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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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수의 닭에서 나오는 달걀의 양만 무려 하루에 10만 개. 하루도 쉬지 않고 달걀이 쏟아져 나온다. 생물이기에 자리를 비울 수도 없다. 그렇게 30여 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김병규(67)·김태화(67) 부부가 일궈 놓은 정우농장에, 3년 전 아들 부부 김종균(45)·정인숙(42) 씨가 왔다. 그리고 이제는 2대가 함께 정우농장만의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 (왼쪽부터) 아들 김종균, 아버지 김병규, 어머니 김태화, 며느리 정인숙 씨

생산에서 식탁에 오르기까지

정우농장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한다.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가 됐다하더라도 사람의 손 없이는 안 될 일이다. 깨졌거나 지저분한 달걀을 골라내고 죽은 닭을 거둔다. 그리곤 선별 기계를 통해 세척을 거치고, 크기와 중량에 맞춰 나눈 뒤 계란판에 들어간다.

하루라도 달걀 걷는 일을 소홀히 했다간 2배로 쌓여 20만 개에 달하는 달걀이 쌓여 기계에 무리가 간다. 말 그대로 연중무휴인 셈이다. 이렇게 선별된 달걀에는 ‘0318PKDUT4’가 적혀있다.

여기서 앞 네 자리 번호는 3월18일에 생산됐음을 알리는 일자를, PKDUT는 정우농장의 생산자 고유번호, 그리고 마지막 4는 정부에서 규정한 4번째 사육환경 방식을 뜻한다. 여기까지 완성되면 대리점을 거쳐 우리네 식탁에 달걀이 오른다.

부업에서 이제는 전업으로

한편 아버지와 어머니 김병규·김태화 부부는 30년 전 양계업에 뛰어들었다. 서울 마포구 출신으로 한평생 서울에서 살아온 김병규 씨는 건축업에 종사했다. 그러다 지인의 추천으로 양계업을 접하게 됐고, 경기도 화성에 농장을 마련하고 서울을 오가며 운영했다. 그 당시 아들 김종균 씨의 나이는 초등학교 5학년, 12세였다.

아들 김종균 씨는 “당시 부모님 얼굴을 보기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어머니 김태화 씨는 “애들 학교 보내고 남편 일하러 가면 혼자라도 매일 화성에 가 닭을 돌보곤 했다”며 “힘들었지만 닭들이 모이 먹는 모습, 노란 달걀이 줄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예쁘고 뿌듯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부업으로 삼았던 이 일이 어느새 전업이 됐고 그 세월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 닭이 알을 낳으면 자동화 기기를 통해 선별장으로 옮겨진다.

18년 전 당진 찾아

김병규·김태화 부부가 당진에 온 건 18년 전이다. 합덕읍 소소리에 위치한 영신철강을 지나 작은 시골길로 올라가다 보면 ‘정우농장’을 만날 수 있다. 부부가 처음 당진에 왔을 땐 5만 수 규모의 작은 농장으로 시작했다.

건축업자였던 김병규 씨는 하나 둘 손수 고쳐가며 시설을 정비했고, 수익이 생길 때마다 설비에 투자해가며 농장 규모를 키워갔다. 현재는 정우농장 외에도 아산시 인주면에 5만 수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대한양계협회 아산시산란계지부장을 맡고 있다. 또한 제24회 농업인의 날에는 국무총리상을, 축산물 HACCP 운용 우수작업장 우수상을 수상키도 했다.

탄탄히 몸짓을 불리고 실력을 쌓아가던 찰나 지난 3년 전 전국적으로 조류독감이 유행했고 정우농장의 문턱까지 찾아왔다. 김병규 씨는 “처음 작게 시작한 농장일을 즐겁게 하다보니 지금에 이르게 됐다”며 “조류독감이 유행했을 땐 양계업자들 모두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 옮겨진 달걀은 세척과 중량 선별을 거친다.

조류독감으로 어려움 가중
그때 아들 김종균·정인숙 씨가 부모님을 돕기 위해 당진을 찾았다. 서울에서 살고, 인테리어업을 종사했기에 양계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귀촌을 결정하고 정우농장의 이사직을 맡으며 당진에 내려왔다.

아내 정인숙 씨는 “귀촌할 때 가장 걱정됐던 것은 아이들 교육”이라며 “고민 끝에 결정했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지역에 빨리 적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달리 당진은 복잡하지 않고 여유로워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리를 잡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조류독감으로 닭과 병아리들을 땅에 묻을 때, 어제만 해도 살아있던 닭들이 다음날 죽어있는 것을 볼 때마다 김종균 씨는 악몽을 꿨다고.

▲ 마지막으로 중량에 따라 달걀 판까지 올라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마무리된다.

“많은 소비 당부”

조류독감에 이어 양계 농가의 수난이 계속됐다. 조류독감에 이어 2017년도에는 살충제 달걀 사건이 터져 농가의 시름이 깊어졌다. 농장 유지비에 비해 낮은 달걀 시세와 높은 유통 단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김종균 씨는 “아마 대부분 양계농가들이 지난 2~3년 동안 적자로 운영돼 왔을 것”이라며 “특히 농가의 납품 단가에 비해 유통비가 높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세인 김종균·정인숙 부부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현재 정우농장에서는 농가에서 직접 달걀을 유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인터넷 판매를 통해 달걀을 납품할 예정이다. 정인숙 씨는 “지역에서 생산한 달걀을 소비자에 직접 판매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체계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구상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위해 꾸준히 좋은 품질의 달걀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종균 씨 역시 “완전식품인 달걀을 많이 소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수미  d91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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