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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과 말솜씨

이민선 코너 74호

욕심과 말솜씨

학교에서 갓 돌아온 초등 5학년 아이가 오늘 숙제가 너무 많다고 엄마앞에서 호들갑떨며 짜증낸다. 이럴 경우 부모된 입장에서 그 대처방법을 설명하는 말의 기술을 서너가지 유형으로 한번 살펴보자.
“임마 그게 뭐가 많아. 지랄하지 말고 빨리빨리 해치워” 이것은 최하점의 인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자식을 완전히 무시하는 형이다.
“그래 어디보자. 에이 이정도가 뭘. 얼마 안되는구나. 다른데 신경쓰지말고 얼른 하거라” 일단 확인해 보고 독려하는 세련된 스파르타 방식이다.
“숙제가 많아 걱정되겠구나. 빨리 뭐좀 먹고 시작하거라” 이것은 확인도 없이 그저 자식이 스스로 알아서 잘하기만 바라는 관심방임형에 속한다.
“그래 좀 많구나. 그런데 선생님도 생각이 있어서 많이 냈을거다. 조금만 쉬고 열심히 해라. 내가 생각하기엔 네 능력으로 열심히만 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가정교육에서 부모의 점수를 가장 높게 줄 수 있는 말의 기술자이다.
말의 형태가 같은 내용으로도 이렇게 다르다. 그러나 여기서 네명의 엄마가 가지고 있는 욕심과 취지는 한가지이다. 제 자식이 숙제를 무난히 끝마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말을 할 때는 어떤 형태로든지 욕심이 깔려있다. 말을 통한 의사표시에는 자기의 뜻을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자기의 뜻’이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욕심이고 욕망인 것이다.
말을 못한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남의 말은 귀넘어 들으면서 오로지 자기 주장만 하는 사람을 첫번째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시종 대화속에 자기의 욕심만을 가득 채워서 얘기한다.
반대로 말을 잘하는 사람의 첫째 조건은 남의 얘기를 신중하게 듣는 습관을 갖고 있다. 말을 빨리하거나 아는 게 많은 것은 달변의 부수적인 조건일 뿐이다. 거기에 남의 입장에 서서 배려할 줄도 알고 타협해서 내 욕심을 줄일 줄도 안다면 대단한 말솜씨를 소유한 사람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잘잘못은 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타고난 능력차이는 있겠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로 노력하면 누구나 말도 잘할 수 있고 일의 성취도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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