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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3.23 17:47
  • 호수 1299

[NGO 칼럼]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석문호 하구 복원 위한 사회적 대화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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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은 2020년 세계 물의 날이다.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1992년 12월 22일 유엔이 ‘세계 물의 날 준수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해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2020년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과 기후변화(Water and Climate Change)다. 올해 물의 날 주제에 기후변화가 들어간 것은 최근의 급박한 상황을 반영한 매우 상징적인 조치이다. 그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물 부족과 수질오염 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필연적으로 가뭄, 태풍, 집중호우, 수인성 전염병, 수질오염, 수생태계 파괴 등의 물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당진은 전국 시군구 중에서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지역이다.

실제로 당진에는 2017년 기준 전국 온실가스 다량 배출 기업 순위에서 10위권 안에 3위인 당진화력, 7위인 현대제철, 10위인 현대그린파워 등 3개 기업이 가동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지역의 위기의식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해 당진시는 올해 1월 20일 전국 기초 지방정부 최초로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적극적인 실천을 다짐했다. 지금의 심각한 상황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은 위기 불감증에 빠진 중앙정부나 타 지자체와 비교할 때 분명 선진적인 조치로서 크나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언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 비상사태라는 상황에 맞는 더욱 적극적인 조치와 계획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담수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하천으로 유입되는 점오염원 및 비점오염원을 저감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강도 높게 진행돼야 한다. 특히 오염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축산폐수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또한 아무리 하천의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을 저감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하구가 방조제로 막힌 상태에서는 수질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방조제로 하구가 막히게 되면 유속저하에 의해 오염물질이 축적되면서 용존산소 농도가 저하되며 생태계 순환고리가 차단돼 수생태 건강성이 악화되고 갯벌 면적이 감소된다.

최근 몇 년 당진시는 세계 물의 날 행사를 석문호 일원에서 진행했다. 그만큼 가장 늦게 조성됐음에도 가장 빠르게 오염되고 있는 석문호의 상황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물의 날 행사 때 하는 기념행사나 정화 활동은 상징적인 행동일 수밖에 없다.

담수호 수질개선을 바란다면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해선 안 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방조제 건설과 간척지 조성으로 훼손된 하구와 갯벌을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간척으로 건설한 나라인 네덜란드도 갯벌과 하구의 복원에 앞장서고 있다.

석문호는 농산물 친환경 인증을 받지 못할 정도로 오염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해수순환과 하구복원에 있어 어느 지역보다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석문 간척농지의 경우 아직 민간에 분양되지 않은 국가소유이며 방조제 양 끝 모두 당진지역이다. 금강하구 복원 사업이 하구둑의 양쪽 당사자인 충청남도 서천과 전라북도 군산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에 비춰 당진의 석문호는 여건이 좋다.

과거 당진시는 석문호를 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한 갖가지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수질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지 조성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수순환을 통한 기수역 회복과 수생태계 복원 등이 이뤄져야 관광자원화도 가능하다.

석문호의 해수순환과 하구복원은 단지 환경뿐만 아니라 생태계 복원을 통한 수산자원 회복과 관광자원 가치 증대 등으로 지역의 고유자원을 통한 내발적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석문호의 해수 순환과 하구 복원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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