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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관련 전문가 칼럼]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
투표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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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풍경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 거리 두기가 권장되면서 거리는 한산하고 격렬한 대결이나 시끌벅적한 논쟁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네 생활 형편과 관심사는 다 다른데 정당과 후보자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은 획일적이고 정치공급자인 자신들 중심인 느낌을 지울 수도 없다. 유권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자신을 위하는 이야기라는 것도 다 잘 알려진 일이다. 후보와 정당들이 알아서 하고 있을 뿐이고 주권자인 스스로가 정책을 이야기하고 결정하는 기회도 없다.

그래도 우리는 투표를 해야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주인이고, 국회의원은 우리들의 머슴이기 때문이다. 머슴이 주인을 부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피하려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투표하는 게 답이다. 올해 본예산 기준 나랏돈 규모는 512조 원으로, 십시일반 모은 우리의 돈이다. 이 돈을 국회의원들이 함부로 쓰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면 투표해야 한다. 누구는 혜택을 많이 받고 어떤 지역은 소외된다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올해를 기준 국회의원들이 다룰 나랏돈을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930만 원이고 이를 4년으로 환산하면 3700만 원 규모이다. 4인 가족이라면 약 1억5000만 원을 나에게 맞게 쓰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게 이번 투표의 의미다.

누구나 다 나름의 선택 기준이 있겠지만 아직 누가 제대로 일할 사람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면, 두 가지 기준을 제안한다. 하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해법에 대해 비교해보는 것이다. 위기를 당하면 가진 실력과 태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지금 겪고 있는 세계적 대유행이 된 코로나19 문제는 방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정책, 경제정책의 문제이기에 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탓에 시작된 감염병이지만 이를 극복하는 힘은 시민들의 새로운 연대임이 드러나고 있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속 진단과 치료, 예방을 위한 시민의 협력 덕분에 한국은 물건 사재기와 도시봉쇄, 혐오와 차별이 없이 이겨가고 있다. 해외에선 위대한 우리 국민의 모습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큰 숙제는 대규모 감염이 일어난 대구의 사례에서 보듯 공공의료 병상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공공의료의 확충을 주장했던 쪽과 도립병원 같은 시설은 재정 부담이 크다며 없애야 한다는 정파도 있다. 잘 구분해야 한다.

또 코로나19로 생존위기에 빠진 국민에 대한 직접 지원을 반대하는 사람과 세력도 걸러 내야 한다. 없는 사람이 더 춥고 더 더운 법인데 정말 어려운 분들께 전기료 수도요금과 같은 공공요금 면제나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득이 대폭 감소한 분들에게 직접 지원을 반대하는 세력도 걸러 내야 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시기에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막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람이다.

주권자에게 제안하는 두 번째 기준은 수도권 집중에 맞서 싸우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국토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수도권에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사는 세상이 됐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지방 탓’이 아니다. 출생률은 지방이 높은데도 지방에 사람이 없는 것은 수도권만 사람이 살만하게 만들어온 탓이다. 지역의 발전을 바란다면 수도권 집중에 맞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반대해온 사람과 세력을 찾아야 한다.

또 외부의 기관과 시설을 유치해서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사람을 믿지 말아야 한다. 외부에 구걸하고 의지해서 지역을 잘 살겠다는 시도는 성공한 적이 없다. 기업유치를 위해 쓴 돈을 지역민을 위해 쓰게 해야 한다. 외지인들이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 지역발전은 아니다. 경쟁력이 없어 보이는 우리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 농업과 같은 뿌리 산업을 잘 키우는 길을 보이는 후보를 찾아야 한다. 제대로 된 주인 노릇, 이번 선거에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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