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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합덕대건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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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배우고 마음껏 놀고... 우리는 신세대

합덕대건노인대학장

마음껏 배우고 마음껏 놀고... 우리는 신세대
드디어 졸업생 배출하는 4년제 노인대학
합덕대건노인대학
정년퇴임한 교장선생님도, 가난한 농사꾼도 모두가 학생

구세대로 밀려난 오늘의 노인들에게는 소외된 쓸쓸함, 가난의 외로움. 변화에 적응못하는 허탈감등 괴리의 현상이 날로 심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노인들 문제는 노인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굳은 의지와 의협심의 공동분모가 짝을 이루어 합덕노인대학이 개교한지 벌써 4년째를 맞고있다.
이제 첫 졸업생을(4년제) 배출하게 되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덕사라는 칭호를 받을 날도 며칠 남지않았다.
젊어서 그렇게도 부럽고 머리에 쓰고 싶었던 학사모에 까운을 입고 졸업식 연단에 앉아있을 노인들을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조여든다. 이쯤되면 노인의 나이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젊은 청년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가는 기분이다.

건강한 노부부 학생

노인대학 교가가사에 있는 말처럼 “백발을 반겨주지 않아도 마음만은 모두가 청춘”인 것이다.
대건노인대학에는 매주 목요일에 백여명의 대학생들이 학교에 나온다. 부부학생들도 있고 정년퇴임하신 교장선생님도 있으며 한평생 농사일로 얼굴에 주름과 머리에는 흰 화관을 쓴 학생도 있다.
33년간 공무원으로 젊음을 보내고 면장으로 정년퇴임한 안영목(72세. 우강거주)학생의 얘기를 들어보자.
“배움에는 왕도도 없고 끝도없고 다만 졸업이라는 것은 한세상을 마감할때 뿐이다”
그는 4년동안 한번도 결석없이 노인대학에 나온다.
노부부가 나란히 노인대학에 나와서 대학 학생회를 이끌어 가시는 분도 있다. 4년동안 학생회 총무를 맡고 계시는 김정묵(74세. 합덕읍거주)씨와 학생회 부회장을 하시는 김영옥(72세)씨가 바로 그분들이다.
“같은 학교 동기생인 우리 부부는 매주 목요일이면 나란히 가방을 들고 대문을 나선다.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도록 서로서로 격려하며 희망과 의욕을 북돋아 준다”라면서 노인대학의 한면을 술회한다.

노인대학의 태동은 89년

합덕대건노인대학의 태동은 89년에 시작되었다. 노인의 자리에 오기까지 한평생 한과 눈물과 가난과 괴로움으로 성장한 노인세대끼리 여생동안 스스로 어른의 자리와 어른답게 몫을 지키고 어른으로서의 덕망을 갖춘 자리매김을 할 목적이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사는 합덕신협의 건물이다. 당시 신협은 새 청사를 지어 이곳이 비어있었는데 이사장 김영달씨와 전무 박영일씨에게 노인들의 평생교육기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청하였었다. 그때 돈 안받고 빌려준다는 확약을 받았을 때 우리 노인들의 희망이 얼마나 컸던가. 아직도 그때의 기쁨이 가슴에 벅차다. 그들의 고마움과 자랑으로 노인들에게 더할 수 없이 값지고 보배로운 선물을 하게 되었슴을 잊어버리지 않고있다.

노인대학의 생활은
또다른 기쁨이요 행복

장구할아버지라는 별호가 붙으신 순성의 황의채(75세)씨도 부부학생이다. 황의채씨는 노인들이 모이는 곳에는 어디든지 나타나신다. 당진, 그리고 서산의 노인대학에까지 다니시는 3중 학적을 갖고있는 열성파 학생이다. 학교수업이 끝나면 장구를 어깨에 걸고 신바람을 날려 많은 노인들에게 생기를 돋아주고 어깨춤의 물결을 이루게하는 학생이니 더욱 자랑스러운 분이다.
장경선(82세. 순성거주)씨는 노구에도 부인과 함께 땅을 파고 고르면서 농사를 짓고 계시다. 금년 졸업생인 장씨의 말씀은 이렇게 이어진다.
“노인대학의 생활은 또다른 기쁨과 행복을 준다.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느끼며 여러 학생들과 함께 동무가 되어 대화하는 시간들이 참 좋다”
장경선씨의 유일한 바램이 있다면 고향(황해도 은율)에 두고온 부모님 묘전에 큰절을 올리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민족 모두의 바램이다. 오늘, 내일하다가 50년의 세월이 흘러버린 우리들의 이산가족, 우리들의 허리짤린 강토가 하루속히 아물기를 기다린다.

세월의 흐름 거스르는 우리는 신세대 노인

2세교육에 평생 몸바쳐오던 안영덕(72세)씨는 다 늙어 도로 학생으로서 수업을 받는다. 자식같은 그리고 제자인 젊은 교수의 강의를 받을때는 지난일은 다 잊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 기쁨으로 설레임까지 느낀신단다. 학교에 나오실 때는 정장을 단정히 차려입으시고 책가방을 들고 나오신다. 또 다른 학교의 분위기를 맛볼수 있는 한 장면이다.
합덕대건노인대학은 아득한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 오늘의 신세대와 함께 하기 위하여 열심히 배우고 서로의 우정을 다짐한다. 젊은 대학생들과 같은 호탕한 목소리는 없지만 잔잔하게 서로의 마음과 마음으로, 눈과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노인들의 자리를 덕스럽게 이어가는 학교이다.

서금구/당진시대 객원기자
합덕대건노인대학장
(0457)363-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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