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20.03.30 11:27
  • 호수 1298

임정규 당진시 여성가족과 여성친화도시 전문관
각자의 위치에서! 성평등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20여 년 전 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먼지 자욱한 현장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했다. 이러한 열악한 현실에서도 여성에게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1905~1907년 미국의 1만 5천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쟁취를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 기원을 두고, 1908년 3월 8일 드디어 전 의류 노동자들이 시위를 한 것을 계기로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84년부터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해마다 여성운동의 의제를 채택하고 선포하여 널리 알리고 힘을 모으는 행사를 각 지역, 정당, 노동조합, 대학 등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16년 양성평등기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법 개정을 통해 2018년부터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하여 지방자치단체와 더 많은 기관과 기업들이 동참하여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하며 여성들의 삶을 함께 공감하고 매년 여성에 관한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하고, 여성들의 삶을 격려하기도 한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중심으로 전 세계 여성들은 여전히 one-women(원-우먼)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0세기 당시보다 21세기 지금의 사회변화는 급속도로 변화되었지만 가장 더디게 변하는 우리 머릿속의 고정관념과 편견, 차별적 인식은 여전히 견고한 동토의 땅을 파는 것 마냥 더디다.

특히 여성의 삶을 규정하는 대표적인 4가지 영역인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 경제사회참여와 일자리, 여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 생애주기를 관통하는 여성의 빈곤 문제는 우리 지역, 충남의 15개 시군, 우리나라 228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아시아를 넘어 전 지구적 여성의 삶에서 대다수 공통의 관심사이자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다. 특히 성평등의 가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여성의 권익증진을 넓고 깊게 구축해야 하지만 동시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농업, 복지, 환경, 도시공간, 에너지, 평화 등 모든 영역과 교차돼 남녀노소 모두에게 체감되는 지속가능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저출생 고령사회, 기후위기, 인구절벽의 뉴스가 범람하는 요즘, 유럽연합에서는 경제발전이 뒤쳐진 지역이 아니라 여성이 생활하기 불편한 지역, 가부장적인 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지역을 낙후지역으로 정의하였다. 다시 말해서 여성의 좋은 일자리, 소득 성장, 안심하고 살고 있다는 정주환경은 지속가능한 도시로서 최상의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 중장년 일자리, 노년 일자리를 넘어 성인지적으로 남녀 청년, 남녀 중장년, 남녀노인의 기울어짐을 사전에 발견해보고, 의도하지 않은 치우침이 어떻게 있는지 발견하고 양적, 질적 형평성을 맞추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연구한 두 보고서에 의하면 당진시는 충남 15개 시군의 경제활동 분야의 점수가 최하위로 낮게 나타나고, 남성 고용률이 충남 15개 시·군 중에서 가장 높은 것에 비해 여성의 고용률이 높지 않아서 서산 다음으로 격차가 높게 나타나는 지역이다. 또 여성들은 8시간 일자리가 있어도 모두가 선뜻 취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로는 시간제, 재택근무, 자영업, 요일제 같은 다양한 근로 형태를 선호하고, 특히 20~30대 여성 청년층, 고학력 여성들은 선택적 일자리, 일거리를 선호한다. 이러한 의견을 수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되, 행정 혼자만이 아닌 다양한 자원과 연결하여 올해 당진시의 주요 여성 정책인 여성친화도시 사업은 ‘당진형 여성일자리/일거리 거버넌스 모델 기반 구축’을 채택하고, 지역 여성들의 협업경제 활동을 위한 연계망을 마련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뛸 채비를 하고 있다.

또한 여성친화적인 관점으로 부서들의 일자리, 일거리에 대해 교차하고, 지역 여성들의 재능과 참여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역량을 강화하고 연계하는 일, 대다수 철강제조업에서 일하는 남성 노동자들이 성평등 문화를 만나서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는 시범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의 다양한 여성들이 연결이 되어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넘나들며 만나는 구심에 여성친화도시가 플랫폼이 되고, 우리의 목소리가 서로에게, 지역 주민들에게 체감이 되어 더 많은 여성의 삶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안목을 갖고 한 걸음 두 걸음 내딛고자 한다. 그 걸음은 당진 여성들의 힘이 지속가능한 발전에 선순환의 시작이자 원동력이 되는 것이며, 호연지기 기상으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거대한 물결과도 만나는 흐름이다. 올해의 3.8 세계 여성의 날 슬로건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성평등을!” 우리 모두 다 같이!

>> 임정규 전문관은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상임대표
-대전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정책위원장
-한국성인지예산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